[사설]

순천향대천안병원이 26일부터 중국폐렴(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의 병원 내 감염예방을 위해 병문안에 대한 전면 통제에 나선 가운데 병원 교직원들이 외래진료관 앞 환자분류소에서 환자와 병원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감염의심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 순천향대천안병원 제공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그야말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전세계 대유행이 경고될 정도로 확산세가 범상치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전의 다른 바이러스에 비해 사망자가 덜 발생하는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 정도다. 이미 우리나라도 간접 감염자가 또 다른 감염을 낳는 등 지역사회 확산이 우려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를 막기위해 방역당국을 비롯해 모든 행정력이 총동원되다시피 하고 있지만 곳곳에서 구멍이 뚫리고 있다. 여기에는 국가적 차원에서 다뤄야 할 일들이 대다수지만 지역에서 해야 할, 할 수 있는 일들도 적잖이 있다.

이번과 같이 감염병이 창궐할 경우 지역에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지역과 관련된 정보 제공이다. 감염자가 발생했다면 행적과 동선에 대해 보다 면밀하게 파악해 곧바로 밝혀야 한다. 충북을 비롯해 대전과 세종 등 충남 북부 일부를 제외하고는 아직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경계를 늦춰서는 안된다. 전파 가능성이 제기된 일부 수도권 지역에서 보듯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일상적인 생활에 걸림돌이 될 정도라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정확하고 빠른 정보 제공이 이로 인한 파장을 줄이는 확실한 방법이다.

지역내 유입원을 나름대로 차단하는 것도 꼭 필요한 일이다. 충북도 기초지자체들이 벌써부터 시행하고 있는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조치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인 우한이 아닌 중국내 다른 곳에서 국내에 입국한 외국인들은 정부의 1차적 검역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하지만 지금 중국 상황을 보면 이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들을 찾아 현황을 파악하고 필요하고 가능한 수준의 방역활동을 펼쳐야 한다. 기업체가 대거 몰려 있어 이들이 상주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청주시가 이를 놓친 것은 지역사회 방역에도 빈틈을 보여서는 안된다는 점을 일깨운다.

충북 진천과 충남 아산에 분산 수용돼 있는 우한교민들에 대한 대처도 더 많은 주의가 요구된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31일부터 추가 입소자까지 총 173명이 머물고 있는 진천 공무원인재개발원의 경우 방역은 물론 차량 출입 등에도 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더구나 발열증세 등을 보여 정밀검사를 거쳐 음성판정을 받은 교민들이 추가 입소함에 따라 인근 주민 등 주변의 긴장감이 더 높아진 상황이다. 이들에 대한 조치 등 빈틈없는 격리수용시설 관리만이 대승적 차원에서 큰 결단을 내린 진천군민들의 뜻을 살리는 길인 것이다.

이처럼 방역과 직접 관련된 것들 외에도 반드시 챙겨야 할 부분이 있다. 지역내 중소기업 등 중국과의 교역에 목을 매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지원이다. 지자체에서 감당하기 어렵다면 중앙정부에 건의해서라도 방법을 찾아야 한다. 대기업 등은 자체적인 대안을 강구하겠지만 중소기업 등은 사정이 달라 절박할 수 밖에 없다. 감염병 창궐속에서도 우리가 일상생활을 영위해야 하는 까닭도 경제에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을 감안한다면 '신종 코로나'의 폭풍속에서 지역 기업이 버틸 수 있는 버팀목이 필요하며 지역이 이를 감당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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