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중 후 지역 전파… 전국 확산 우려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10일 오후 청주공항 국제선 입국장 검역소에서 중국 닝보를 떠나 청주에 입국하는 탑승객들의 발열상태 등을 열화상카메라로 확인하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광주광역시에서 16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국내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감염병 전국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5년 전 메르스 사태 역시 수도권 확진자가 잇따라 나온 후 전국으로 확대 양상을 띤 점을 보면 '지역의 본격적인 위기'는 지금부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메르스 사태 당시 충북은 '진정세' 국면마다 확진자가 추가로 나와 더욱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메르스 감염 국내 첫 사례는 2015년 5월 21일 발생했다. 대상자는 바레인에서 입국한 남성으로, 병원 간병을 하던 부인도 함께 양성판정을 받았다.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 발생은 같은 해 6월 2일부터 시작됐다. 충북도 이날 처음으로 메르스 의심환자가 신고되며 '확산 위험'이 현실로 다가왔다. 다행히 6월 7일까지 신고 된 의심환자 6명은 모두 음성판정을 받으며 감염자 발생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곳에서 충북 첫 확진자가 확인되며 비상이 걸렸다. 감염자는 슈퍼전파자가 머물렀던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다녀간 60대 남성(90번째 확진자)이다. 이 남성은 확진 이틀 후 대전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

당시 충북은 이 남성이 열흘간 옥천군 지역병원 등을 오간 것을 뒤늦게 확인하면서 '검역체계에 구멍이 뚫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두 번째 확진자는 6월 16일 양성판정을 받은 157번 환자다. 이 남성은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중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충북은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메르스는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에 충북도교육청은 6월 22일을 기점으로 도내 전 학교에 대해 정상수업을 실시했다.

하지만 6월 24일 세 번째 확진자가 확인됐다. 대상자는 50대 여성으로 전국 177번째 감염자다. 이 여성 역시 삼성서울병원서 감염됐다.

157·177번 확진자는 감염 의심기간 충북을 방문하지는 않았으나 남편과 아들 등이 이들을 만난 후 충북을 다녀간 것이 알려지며 또 다시 지역사회는 불안에 떨었다. 메르스 진정국면마다 확진환자 발생으로 긴장이 이어진 것이다.

다행히 이후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같은 해 7월 20일 메르스 사태 종식을 선언했다. 정부 역시 일주일 후인 7월 28일 '사실상 메르스 사태가 마무리됐다'고 밝히며 68일간의 비상사태에 대한 종지부를 찍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국내 확진자 발생 16일째인 4일 전국 확진자 수는 16명이다. 이중 수도권 지역 외 격리자는 8번 확진자(전북 익산 원광대병원)와 16번 확진자(광주 전남대병원) 두 명이다. 16번 환자는 메르스 사태 때 충북 옥천군 확진자처럼 검역 사각지대에서 발생한 확진자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무증상 전파 사례가 확인되고 있는 만큼 사태 장기화는 불가피하다"며 "최소 3월 말까지는 추가 확진자가 없더라도 수준 높은 검역체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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