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세환 전 청주시 청년정책네트워크 운영위원

제 21대 총선이 70여일 밖에 안남았다. 곳곳에서 예비후보자들의 눈도장 찍기와 새로운 인재영입이 한창이다. 총학생회장, 소방관, 운동선수, 검사, 참모총장 등 다양한 직업군에서 인재영입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 중 빠질 수 없는 키워드가 '청년'이다. 특유의 스토리와 젊음, 도전정신 등은 정치권에서 후한 점수를 받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정당을 박차고 나온 청년도 있다. 자유한국당 중앙 대학생위원회 김태일 전 위원장이다. 김 전 위원장은 탈당선언문에서 한 번은 실수지만 반복은 의도라 밝히며, 투쟁의 부족보다는 여당의 독주를 막아내지 못하는 제1야당의 무능함과 청년세대에 대한 지속적인 외면을 비판했다. 이 자리는 대학생을 대표하는 주요 당직으로 당내 유일한 비기득권층의 주요청년이었다. 정당한 청년대표의 쓴소리를 한국당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청년인재가 당을 떠나는 것도 문제지만, 새로 영입하는 것에도 문제는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2호 영입인재인 원종건 씨는 지난 28일 정계 은퇴를 선언하며 당의 영입인재 자격을 자진 반납했다. 지역구 출마 선언을 하며 중앙무대에 혜성처럼 등장한지 한 달만의 초라한 퇴장이었다. 이 사건으로 여당에 '감성팔이 영입, 더불어미투당'과 같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분명한 것은 거대 정당들의 인사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민주당만의 문제가 아닌, 당의 정체성과 기조에 맞지 않게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고 조국 전 장관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나다은 씨를 희망공약개발단 단원으로 위촉했던 한국당 역시 해당된다.

이러한 일들은 선거 때마다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점은 무엇일까.

각 정당들이 진정으로 청년을 위하지 않으며, 청년을 미래로 함께 나아가는 동반자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최근 다양한 부분에서 청년을 위한 정책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체감할 수 있는 큰 변화는 없다. 국회에서 청년기본법이 통과되기까지 꼬박 4년이 걸린다는 점과 현역 30대 국회의원이 단 3명뿐인 것을 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39살에 당선된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43살에 당선된 캐나다의 저스틴 트뤼도 총리, 33살에 당선된 오스트리아의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 등 세계적인 젊은 국가 리더들은 하루아침에 탄생한 것이 아니다. 마크롱은 28살부터 정당활동을 시작해 36살에 경제산업부 장관이 되었고, 쿠르츠 또한 25살 때 당내 청년위원장을 시작으로 27살에 국무장관을 지냈다. 공적인 영역에서 처음부터 장·차관으로 시작할 수는 없다. 사람들의 신뢰를 받고 발탁되어 첫 발을 떼는 과정이 모두에게 필요하다.

청년의 정치참여와 출마가 중요하고 꼭 필요하지만, 아무나 데려올 수는 없다. 이를 고민하기 전에, 인재영입이 과연 정말 필요한 것일까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당내에는 2030청년들이 이미 많다. 지방의원, 국회의원 보좌진·비서들, 청년 관련위원회 청년 당원들, 그 모두가 이미 경쟁력을 검증받고 전문성과 애당심을 두루 갖춘 인재들인 것이다.

정세환 전 청주시 청년정책네트워크 운영위원
정세환 전 청주시 청년정책네트워크 운영위원

정의당은 비례대표 당선권 5석을 배정해 35세 이하 청년 국회의원이 가장 많은 정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청년이 정치를 하는 청년정치인이 여러 정당에 많이 탄생하기를 기대해본다. 이를 위해 청년들은 직관을 믿는다는 것을 정당들은 필히 숙지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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