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안창호 충북스타트업협회 의장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로 공포에 떨고 있다.

지난 2003년 중국 발 사스(SARS, 중증 급성 호흡 증후군)로 인한 글로벌 경제 손실은 약 400억 달러. 17년이 지난 오늘날 중국 경제규모와 교역량을 고려할 때 피해규모는 4배가량 증가한 1천600억 달러(191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우연의 일치인지 사스와 코로나는 평행이론(서로 다른 사람의 같은 인생을 사는 이론)과 유사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 발 감염병을 통한 전 지구적 확산, 그로 인한 세계경제의 '악영향'은 글로벌 공급망의 '충격'으로 상향됐을 뿐이다.

인류 역사에서 감염병은 변곡점으로 작용했다. 전쟁의 승패를 좌우했으며, 우리가 신대륙이라고 불렀던 아메리카의 점령에도 감염병은 일등공신으로 작용했다. 유럽인구의 30%를 죽음으로 몰고 간 흑사병은 봉건체제 자체를 무너뜨렸다. 한 시대의 종말을 선언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작점이었던 것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중국은 세계경제의 신흥강자에 불과했다. 당시 브릭스(BRICS -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라는 신흥경제 5국 중 눈에 띄는 정도였다.

2020년 중국은 세계경제라는 시상식장에서 주연상을 넘어 대상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 세계의 공장이 세계의 시장으로 덩치를 키운 것이다. 아시아 시가총액 1, 2위 기업은 일본, 한국 아니라 중국이 배출한 텐센트, 알리바바가 된 지 오래다. 2003년에 비해 정확히 4배 커진 중국 경제는 세계 GDP의 17%를 담당하며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를 통해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는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동시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미국 등도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 2015년 메르스(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중동호흡기중후군) 당시 외국 관광객 200만 명 감소, 관광수입이 3조원 손실이었던 것을 비춰볼 때 올해 우리나라는 관광산업부터 제조, 서비스업까지 전 산업에서 경제적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벌어진 현상에 대처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동안은 좀 더 빠르게,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지만, 더 이상 치열한 경쟁시대에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게임체인저(Game Changer, 어떤 일에서 결과나 흐름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만한 중요한 인물이나 사건, 제품 등을 이르는 말)다.

거리의 백화점, 마트, 극장, 놀이공원 등 대다수의 집객시설은 이미 한산하다. 또한 도소매, 일반음식점 등의 소상공인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반면 배달, 공유주방, HMR(Home Meal Replacement, 가정식 대체식품)시장은 수직 상승하는 매출로 표정관리에 바쁘다.

과거 우리가 일본 유수의 기업이 만들어 낸 아날로그 텔레비전을 어떻게 이겼는지 생각해 보자. 아날로그 제품의 저렴한 가격, 고품질을 통한 전략이 아니었다. 아날로그를 뛰어넘어 디지털 시대의 문을 열면서 경쟁우위를 점 할 수 있게 됐다.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두 정부가 위기를 어떻게 대응했는지 기억한다. 그리고 또다시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불리는 위기를 맞이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위기인가? 기회인가?

안창호 충북스타트업협회 의장
안창호 충북스타트업협회 의장

기회다. 우리는 이번 기회를 통해 ▶산업 간의 구조조정 완결 ▶새로운 시장 개척 ▶사회적 신뢰 자본의 축적을 이뤄내야 한다. 앞선 자를 빠르게 추격하는 전략을 뛰어넘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퍼스트 무버'의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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