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정삼철 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충북미래기획센터장

오늘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생활환경은 전반적으로 예측하기가 힘들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일상적 생활 속에서의 삶의 양식에 대한 태도와 가치변화라고 할 수 있다.

과거 먹고사는 것이 힘들었던 시대에는 개인과 가정의 일상적 생활보다는 일터나 직장에서 근면성실하게 일하는 것이 무엇보다 최우선이고 미덕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다보니 개인의 행복과 가정의 삶은 뒷전이었고, 그저 일벌레처럼 기계적인 삶을 영위하는 것이 최선이었고 삶의 전부였다. 그렇지만 경제적 생활수준이 향상된 오늘날에는 개인적인 삶에 대한 대면인식과 직장에서 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태도가 크게 변하였다. 즉, 이젠 노동가치 못지않게 개인적인 행복은 물론 가정에서의 삶과 사회적 생활가치도 중요시 하는 시대로 변해 인간적이고 균형적인 삶이 중요한 시대가치가 있다.

다시 말해서 오늘날은 직장과 일을 가장 최우선으로 삼았던 워크 홀릭(Workaholic)의 삶을 영위하기 보다는 일과 생활을 동시에 균형적으로 유지하는 워라벨((Work-life balance)의 삶을 추구하는 시대로 개인과 사회인식의 가치가 전환되었다. 따라서 오늘날 조직이나 직장에서 과거처럼 무조건적인 개인의 희생과 충성만을 기대하는 조직경영과 삶의 방식 강요는 시대착오적 발상이자 시대에 뒤쳐진 상황인식에 불과하다. 시대적 가치가 바뀌고 삶을 대하는 사회인식이 바뀐 상황 속에서 과거와 같은 방식과 분위기는 더 이상 유의미하거나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리고 조직도, 직장도, 지역사회도 보다 의욕과 활력이 넘쳐나는 일터이자 삶터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선 어디서든 웨라벨의 삶의 가치를 보장하고 적극 투영해 나가려는 혁신적 사고인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에 고용노동부는 전국 광역시도별로 일과 생활의 균형정도인 워라벨 수준을 보여주는 2018년 기준 지역별 일·생활 균형 지수를 발표한 바가 있다. 이는 고용노동부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위탁하여 일, 생활, 제도 및 지자체 관심도 등 4개 영역 24개 지표를 중심으로 실태조사를 통해 산출하였고, 지난해에 이어서 두 번째로 발표한 것이다.

조사결과에 의하면, 전국평균 워라벨 수준은 전체적으로 100점 만점에 50.1점으로 나타났다. 영역별 평균지수에서 일은 13.1점, 생활은 14.9점, 제도는 11.5점, 지자체 관심도는 10.6점으로 분석되었다.

충북의 일·생활의 균형 수준은 지난 2017년에는 34.8점(전국 37.1점)으로 전국최하위(전국 15위)를 기록했지만, 2018년에는 전체적 수준은 부산(57.5점), 서울(57.1점)에 이어서 전국 3위(53.2점)로 크게 향상돼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역별로는 일 영역은 13.7점(전국 13.1점)으로 전국 5위, 생활영역은 14.7점(전국 14.9점)으로 전국 6위, 제도영역은 11.4점(전국 11.5점)으로 전국 6위, 지자체 관심도 영역은 13.4점(전국 10.6점)으로 전국 2위로 나타났다.

이를 종합해 보면, 충북의 웨라벨 수준은 근로시간과 휴가 사용 등 일과 자치단체의 노력을 나타내는 지자체의 관심도는 상대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가사 분담과 여가 사용 인식 등에 대한 생활과 일·생활 균형제도의 활용을 나타내는 제도는 전국평균 수준 이하로 나타났다. 이는 충북도민들의 삶이 균형적으로 크게 변했지만 부문별로는 여전히 개선돼야 할 점들이 있음을 시사해 주고 있다.

정삼철 충북연구원 성장동력연구부장
정삼철 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이에 충북도민들이 보다 균형적인 삶을 누리고, 충북에서의 생활이 보다 행복하고 활기찬 워라벨의 삶을 보장하는 지역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첫째, 생활영역에서 워커홀릭의 삶을 벗어나려는 자발적인 노력과 함께 가사 분담 및 여가 사용에 대한 적극적 인식변화가 요구된다. 둘째, 일·생활 균형을 제도를 보장하는 사업장의 확대와 적극적인 분위기의 조성이 필요하다. 셋째, 사업장과 지역사회에 보다 많은 보육시설과 돌봄의 사회적 인프라 확충이 강화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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