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이성범 수필가

철학자아자 심리학자였던 미국 하버드 대학의 윌리엄 제임스 교수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한적이있다. ' 인류가 발견한 최고의 깨달음은 인간은 인간의 태도를 바뀜으로 말미암아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태도를 바꾼다는 말은 삶을 바라보는 자신의 관점을 바꾼다는 말이다. 관점, 태도, 자세, 삶의 철학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것을 심리학에 서는 프레임(Frame)이라고 부른다. 똑같은 상황도 관점을 달리하면 다르게 보인다는 것이다.

언젠가 어느 책에서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뉴스레터 2010년 6월호에 게재된 '두 개의 수도꼭지'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작년에 암환자 교육을 하면서 나는 아주 근사한 아주머니를 만났다. 아주머니는 입버릇처럼 이렇게 말했다. 나는 암이 재발하면 그냥 종양이 떠났다가 다시 돌아 왔나보다 해. 아주머니가 남다른 것은 이것만이 아니 였다. 나는 매주 교육을 시작하면서 지난주에 무엇을 했는지 질문하곤 했다. 그러면 다른 분은 어디가 아프다거나 힘들어서 치료를 더 이상 못하겠다는 말을 했는데, 이분만은 매번 좋았던 일을 한 가지 이상 자세히 말했다. 친구들과 나들이 다녀온 것, 간단한 바느질로 용돈을 번 것 손자와 하루 놀아 준것도 아주 머니에게 는 즐거움이었다. 아주머니가 다른 사람들보다 덜 아프거나 즐거운 일을 더 경험하는 것은 아니었다. 고달픈 항암치료를 계속 받고 있는 아주머니는 때로는 가족들 생각에 눈물을 흘리기도 하기도 한다. 아주머니라고 왜 힘 힘들지 않을까? 아주머니는 두 개의 수도꼭지 원리를 이미 알고 있었다. 차가운 물과 따듯한 물이 나오는 두 개의 수도꼭지처럼 우리마음의 수도꼭지에서도 한쪽에는 부정적인 감정이, 다른 한쪽에서는 긍정적인 감정이 흘러나온다. 차가운 물이 나오는 꼭지를 잠근다고 해서 다 따뜻한 물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따뜻한 물이 나오는 꼭지를 열어야 따뜻한 물이 나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우리가 아는 바와 같이 미국 콜럼비아 대학의 명예교수이자 영화 <킬빌><필프픽션> 등에 출연한 여배우 우마 서먼의 아버지이기도 한 로버트 서먼교수는 서양인 최초의 티베트 승려이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25인에 선정된 적도 있는 그가 2012년에 한국을 방문해 수덕사의 설정스님과 대담을 한 적이 있다. 그때 서먼 교수는 자신이 대학교 1학년때 사고로 왼쪽 눈을 실명한 사연을 설정스님에게 들려 주었다.

'당시 저는 아주 불행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절망했죠. 존재에 대한 강한 물음이 제 안에서 올라오더군요' 방황 끝에 인도에서 불교 수행을 하다가 한 몽골스님이 전해준 말을 들은 그는 한쪽 눈을 잃은 것이 불행의 씨앗이 아니라 행복이 될 수 있다는 관점의 변화를 경험하게 되었다. 붓다의 가르침에 하나의 눈을 잃는 대신 천개의 눈을 얻는다 는 말이 있다는 걸 듣고 문득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삶에서 만나는 불행이 위대한 행운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말이죠. 왼쪽 눈을 실명한 일이 저에게도 큰 행운이었지요. 저는 눈 하나를 잃은 대신 삶을 똑바로 볼 수 있는 비전을 얻었습니다. 시력을 잃은 대신 비전을 얻었다는 서면 교수의 말, 낙관주의자는 위기가운데서도 기회를 보지만 비관주의자는 기회가운데서도 위기를 본다는 윈스턴 처칠의말, 가슴을 저려오게 하는 말들이다.

그렇다. 관점을 바꾸면 물이 반밖에 없는 컵에 물이 반이나 차있게 된다. 개구리의 눈으로 보면 실계천이 세상 전부일 뿐이지만 고래의 눈으로 보면 태평양이 내 세상이 된다. 그러기에 어떤 안경을 쓰고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지는 전적으로 우리들의 선택에 달려 있는 것이다.

이성범 수필가
이성범 수필가

그리고 그 선택에 따라 우리의 행복도 달라진다. 그러기에 똑같은 일이라도 자신에게 더 힘을 실어주는 유쾌한 방식으로 해석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비록 작고 미미해 보이지만 그 속에 커다란 행복을 가져다주는 비밀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행복은 누군가가 나에게 어느날 갑자기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다. 내가 행복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그 속에서 장점을 발견 할 수 있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렇게 될 때 우리의 행복은 피어날 것이며 삶 또한 더욱 웃음이 넘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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