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막연한 두려움… 점차 사명감에 뿌듯"

김정민생활환경 임직원들
김정민생활환경 임직원들

[중부매일 유창림 기자] 우한교민이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격리된 후 이들과 함께 스스로 격리를 선택한 사람들이 있다.

충남 천안의 김정민생활환경 임직원들은 지난 31일 우한교민들이 격리시설에 입소한 이후 해당 시설의 소독과 방역을 위해 스스로 외부와의 단절을 선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시점이라 비록 우한교민들과 직접 접촉은 없더라도 출퇴근을 하면서 방역을 한다는 건 처음부터 포기했던 것이다.

격리 상태로 방역활동을 하고 있는 김정민생활환경 임직원은 총 15명이다. 이중 김정민, 조현준, 이건형, 박봄, 김관중, 서병균, 이상길, 김용규, 김선식, 김경모 등 10명은 아산에서, 최윤구, 장인옥, 최윤숙, 박진희, 조상식, 이평원 등 6명은 진천에서 생활하고 있다.

아산경찰인재개발원에서 김정민생활환경 직원이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
아산경찰인재개발원에서 김정민생활환경 직원이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

이들은 격리시설 1층에서 생활하면서 매일 정해진 시간 건물 내부와 외부 출입구 등의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또 우한교민들이 먹은 도시락과 사용한 생활용품 등은 모두 특수폐기물로 분류돼 이들의 손을 거치게 된다.

10여일이 지나면서 우한교민과 내부에서 이들을 돕고 있는 정부관계자 및 의료진 등 모두 안정화 됐지만 격리 초기 이들도 상당한 공포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말한다.

김정민 대표는 "공기중 전파가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경험하지 못한 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처음에는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정부의 체계적인 관리를 눈으로 확인하고 국민적인 응원을 받으면서 두려움은 점차 사명감으로 바뀌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특히 예비사회적기업인 김정민생활환경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선택한 격리시설 방역활동에 직원들이 순순히 응해준 부분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당시 분위기상 어떤 업체도 들어가려하지 않았다. 국가적 위기 상황이라고 생각했고 지역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이 같은 뜻을 직원들에게 전달했고 결정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직원 모두 봉사가 생활화돼 있던 게 빨리 결정할 수 있었던 요인인 것 같다" 고 설명했다.

김정민생활환경 임직원들
김정민생활환경 임직원들

우한교민들은 오는 15일 퇴소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김정민생활환경 임직원들은 이들보다 하루 더 격리시설에서 생활을 해야 한다. 우한교민들이 떠난 자리에 대한 방역과 소독도 김정민생활환경 임직원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김정민생활환경 임직원들은 마지막까지 힘을 내자며 서로를 독려하고 있다. 포스트잇, A4지 형태로 교민들이 내걸어준 감사의 메시지가 이들이 마지막까지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아산경찰인재개발원에 내걸린 응원 메시지. '저희를 위해 고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처럼 집에도 가지 못하시고'라는 내용의 글귀가 담겨있다.
아산경찰인재개발원에 내걸린 응원 메시지. '저희를 위해 고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처럼 집에도 가지 못하시고'라는 내용의 글귀가 담겨있다.

중부매일은 김정민생활환경 본사 방문과 김정민 대표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취재를 진행했으며, 현장 직원들과의 직접 접촉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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