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최초 여성 수장 조성욱 위원장 인터뷰
공정거래위원회 최초 여성 수장 조성욱 위원장 인터뷰
  • 김홍민 기자
  • 승인 2020.02.16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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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머리와 따뜻한 가슴' 모토… 공정경제 수호"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중부매일 김홍민 기자〕충북 청주 출신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장관급)은 1981년 공정위 설립 이래 최초의 여성 위원장이다.

조 위원장의 삶은 서울대 경영학과 첫 여성 교수 등 '첫 여성'이라는 타이틀을 여러 차례 얻는 성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와대도 그의 임명 배경을 설명하며 "유리천장을 수차례 뚫어온 분"으로 소개했다.

이런 그는 지난해 9월 10일 취임 후 5개월여간 중소·영세사업자를 비롯한 국민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공정경제 실현을 추구하면서 조직 내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다음은 지난 14일 서면으로 진행한 일문일답.

▷인생의 좌우명이 궁금하다.

-'유리천장'을 깨나가겠다는 특별한 의도는 없었으며, 스스로를 '여성'경제학자로 한정해 생각해본 적도 없다.

그저 경제학자로서 매 순간 충실하게 한 걸음씩 나아가다보니 첫 여성 교수, 첫 여성 위원장 등의 경력을 가지게 됐다.

다만 저의 행보가 사회에 진출하는 여성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자부심 내지 책임감을 느낀다.

경제학자의 덕목으로 널리 알려진 알프레드 마샬의 '차가운 머리와 따뜻한 가슴(cool head, but warm heart)'이라는 구절이 취임 이후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

이는 경제와 시장에 대해 냉철하게 분석하고 판단해야 하지만, 언제나 인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그 바탕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중소·영세사업자를 비롯한 국민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공정경제 실현을 추구하면서도 냉정한 현실 인식을 토대로 현명한 수단을 강구해 나가고자 한다.

▷지난해 9월 취임했다. 그동안 가장 역점을 두었던 현안은 무엇인가.

-취임 이후 공정경제 주무부처이자 경쟁당국으로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해왔다.

국민들이 삶 속에서 공정경제의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갑을관계 분야 불공정문제 해소와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거래관행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대·중소기업 거래관행 개선 및 상생협력 확산 대책(2019년12월)과 생애주기 가맹점주 경영여건 개선대책(2019년9월)을 발표하고 후속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서울·경기·인천 등 3개 지자체에서 가맹?대리점분야 분쟁조정협의회가 출범(2019년2월)한 데에 이어 부산(2020년3월)으로도 협업체계를 확산했다.

주주총회·이사회의 내실 있는 운영으로 기업경영의 투명성이 높아질 수 있도록 관계부처 간 협업을 통해 상법·자본시장법·국민연금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했다.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및 부당지원행위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 등을 통해 엄정한 대응 의지를 시장에 전달했다.

또한, 혁신경쟁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시장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독과점 남용행위와 대기업의 기술유용 행위도 집중 감시했다.

특히 국내외 플랫폼 기업의 불공정행위에 대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ICT(정보통신기술)분야 조사전담팀을 지난해 11월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유료방송시장 재편 과정에서 발생한 IPTV(초고속인터넷망을 통해 영화·드라마 등 시청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양방향으로 제공하는 방송·통신 융합서비스) 사업자와 케이블 사업자간 기업결합에 대해 지난해 11월 조건부 승인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서 혁신경쟁 촉진도 도모했다.

지난달에는 바이오 공정 제품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는 기업결합에 대해서는 구조적인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앞으로도 우리 경제 전반에 공정경제의 온기를 전달하고, 활력 있는 혁신경쟁이 이루어지는 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올해 신년사에서 공정위의 정책 방향으로 "공정경제의 가치를 확산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는데 공정경제에 대해 설명 해 달라.

-과거 대기업에 자원과 혜택을 집중하는 산업정책은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고도성장을 이루어내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공정하게 경쟁하기 어려워지고 성장의 과실 또한 대기업에게 주로 분배되는 문제가 나타난 것 또한 사실이다.

이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 대·중소기업, 소비자, 투자자 등 모든 경제주체가 보다 대등한 지위에서 경쟁하고, 자신이 일한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공정경제'다.

정부는 대·중소기업간 갑을문제 해소, 대기업의 소유·지배구조 개선, 일상생활에서의 소비자 보호, 공공기관 거래관행 개선 등을 종합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공정경제가 단순히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고 대기업을 규제하는 정책이라는 일각의 오해가 있는데, 공정경제는 시장경제의 기본 가치를 회복하고 경제 전반의 구조를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무엇보다 공정경제는 지속가능한 혁신성장을 위한 필요조건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공정한 규칙이 작동하고 일한만큼 보상을 받는 경제구조가 정착이 돼야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는 창의적 혁신의 의지나 일하고자 하는 의욕이 생겨날 수 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지난달 6일 '2020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서 "올해 많은 변화와 불확실성이 우리 경제를 시험대에 오르게 할 것"이라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과 협동조합 활성화, 기업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정위원장으로서 생각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방안은 무엇인가.

-한국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서로 밀접한 거래구조 하에 묶인 경제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중소기업이 부품을 생산해 납품하면 대기업이 완제품을 수출하는 수직적 분업구조가 정착돼 있다.

이는 비용 절감 등 효율적인 측면이 있으나, 이익 배분 측면에서는 대ㆍ중소기업 간 격차(영업이이익률, 2014년 1.3%p→2017년 3.6%p)가 커지는 부작용도 가져왔다고 본다.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은 우리 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뿐만 아니라 대기업 자신의 지속적인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기업간 경쟁보다 기업생태계간 경쟁이 중요한 경제 환경에서 불공정거래를 통한 비용절감으로는 건강한 기업생태계가 유지되기 어렵다.

신제품·신기술의 공동개발 등 상생협력 노력을 통해 중소협력업체는 혁신성장하고 대기업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건전한 기업생태계가 제대로 작동해야 공급사슬에 있어 특정국가에 지나치게 의존할 때 발생하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대·중소기업이 함께 성장(win-win)하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공정위는 모범적 거래관행(best practice)을 발굴·보급해나가고 있다.

하도급, 가맹, 유통, 대리점 등 4대 분야에서 공정거래협약 체결과 표준계약서 사용을 권장하고, 우수기업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특히 대기업의 자율적인 일감개방을 유도하고 2차 이하 협력사에 대한 대금지급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난해 말 하도급분야 공정거래협약기준을 개정했다.

향후 표준계약서 도입 업종을 확대하고 공정거래협약 체결·이행에 따른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등 자발적인 상생협력을 지속적으로 지원해나갈 계획이다.

▷1월13일 자로 단행된 공정거래위원회 주요 국장급 직위 인사에서 연공서열과 기수 문화에서 벗어난 과감한 발탁 인사가 눈에 띈다는 보도가 나왔다. '성과·역량 중심' 인사를 강조하는 위원장의 성향이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가 공정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인사기준은 무엇이고 어떤 조직을 만들려 하는가.

-이번 인사에서 나타났듯이 성과와 업무역량은 앞으로 공정위의 가장 중요한 인사기준으로 작용할 것이다.

과거 연공서열이나 기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아온 측면이 컸으나 앞으로 이러한 분위기에서 과감히 탈피해 나가겠다.

객관적인 성과와 역량에 근거한 인사는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정한 인사를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사가 자리 잡아 공정위가 보다 능동적인 조직으로서 공정경제의 확실한 성과를 구현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청소년기의 고향 후배들에게 응원 한마디 해 달라.

-지금 후배들은 과거 선배들보다 훨씬 더 치열하게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청소년기에는 자신이 잘 하고 즐길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스스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후에 자기 자신을 믿고 하루하루 나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바라던 모습에 가까이 다가서 있을 것이다.

 

조성욱 위원장은

-1964년 충북 청주 출생
-청주여고, 서울대 경제학과, 동 대학원 석사, 하버드 경제학 박사 졸업
-미국 뉴욕주립대(경제학)·고려대(경영학)·서울대(경영학) 교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한국금융정보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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