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유창림 부장·천안주재

[중부매일 유창림 기자]천안시의 제2터미널 설치 계획이 사실상 백지화됐다. 용역결과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수용한 천안시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현 종합터미널은 1992년부터 운영 중으로 당시인구 31만5천명, 2018년 기준 인구 67만4천명으로 2배 이상(114.0%) 증가했고 고속버스 승차 기준 전국 5위, 시외버스 전국 6위의 외적인 요소로 봤을 때 설치 필요성은 충분했다.

그러나 천안시가 실시한 타당성 용역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터미널 신설시 이원화로 고속버스 배차 간격이 늘어나 이용자 서비스 악화문제가 지적됐다. 또 사업에 뛰어들 업체도 불확실했다. 특히 인구 78%가 중심생활권에 집중된 단핵 도시 천안은 터미널 신설에 따른 사회적 편익이 크지 않다는 데 전문가들의 뜻이 모아졌다.

남부터미널, 서부터미널 등으로 회자되면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던 제2터미널이 허무하게 끝난 셈이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천안 제2터미널 예정지'를 내세워 투자자를 끌어 모았고, 심지어 투기양상을 보이기도 했었는데 말이다.

천안 제2터미널이라는 말이 처음 나온 건 임기를 채우지 못한 구본영 전 천안시장의 입에서다.

그는 2019년 7월 '더 큰 천안을 위한 미래전략 구상'을 제시하면서 제2터미널 신설 검토를 발표했다. 여기에 더해 인구 5~6만 규모의 미니신도시 개발 사업에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치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으나 특정 지역을 거론하지 않으며 즉답을 피했다.

결과적으로 구 전 시장은 타당성 검토도 없이 제2터미널 신설 검토를 발표한 것이다. 필요한지도 검토하지 않고 미니신도시까지 내세우며 시민들을 현혹시켰던 셈이다.

유창림 부장·천안주재
유창림 부장·천안주재

타당성 검토를 하고 결과를 수용했다면 부동산 업계의 요란법석은 없었을 텐데, 굳이 검토계획을 발표한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혹시 구 전 시장이 임기를 이어가고 있었다면 '타당성 용역 결과가 달리 나왔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하는 의구심은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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