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계획 확정기업 47.3% 불과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꽁꽁 얼어붙었던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찾아오고 있다. 그러나 비교적 포근해진 날씨에도 취준생(취업준비생)들의 마음은 여전히 편지 못하다. 특히 장기적인 경기불황에 따른 내수침체 등으로 주요 기업들이 인재 모집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취업의 문이 더욱 좁아지고 있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공채일정을 앞두고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일정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신입 공채의 특징 등에 대해 알아봤다. /편집자

◆취준생·기업 신종코로나에 발 '동동'

취업준비생 A(29·청원구 율량동)씨는 올해 상반기 '취뽀(취업뽀개기'를 성공시키기 위해 준비중이다. 그는 원하는 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자격증 취득부터 외국어 점수 고득점을 획득했고 지난해부터 도입된 AI면접 등 최신 취업 트렌드에도 만발의 준비를 맞췄다. 그러나 매년 이 시기에 공개됐던 주요 기업들의 신입 채용 세부일정 등이 공표되지 않는 등 '깜감 무소식'이다. 이에 따라 '올해 취업을 꼭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A씨는 조급한 마음이 커지고 있다.

A씨는 "매년 2월 중순쯤 발표됐던 주요 기업들의 세부 공채 일정이 아직까지 공표되고 있지 않다"며 "혹시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일정이 뒤로 밀리는 것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잠잠해 지려면 최소 수개월의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 하루라도 빨리 취업준비생 신분에서 벗어나고 싶은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충북도내 한 중소기업의 인사총무팀장인 B씨는 올해 신입공채에 대한 세부 일정 등 계획안을 올렸지만 현재까지 계류중이다. 매년 3월초 정기 채용을 해온 이 기업 역시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번지면서 신입사원 채용 일정에 대해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다. B씨는 "신규 직원의 상반기 채용 일정에는 변경이 없을 예정이지만 상황이 악화될 경우를 대비해 현재까지 세부일정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중"이라며 "지역의 중소기업들이 어려워진 경기에 채용규모를 줄이고 있지만 우리 기업의 경우 큰 문제가 없는 이상 지난해 수준의 인원을 채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기업 과반수 채용확정...세부 일정은 '미정'

상반기 신입 공채가 목전인 가운데 올해 대기업 과반수 이상이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주요 일정 등 세부사항 역시 현재까지 논의중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올해 신입사원 채용계획에 대해 확정한 기업은 응답기업의 47.3%에 불과했다. 나머지 52.7%는 미정이다. 또 채용을 확정한 기업중 41.2%는 '단 1명이라도 뽑을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여기에 채용을 확정 지은 기업은 대기업이 71.1%인 반면 중견기업 46.8%, 중소기업 30.8% 순으로 급격히 낮아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가 2배 이상으로 조사됐으며 중소기업은 평균에도 못 미치는 계획을 내놓은 셈이다.

채용계획이 미정이라고 밝힌 기업 중 41.5%는 '채용의향은 있으나 일정, 인원 등 세부적인 채용계획은 미정'이라고 응답했다. 여기에 11.2%는 '채용 자체가 불확실'하다고 답변했다.

채용이 불확신할 비율 역시 중소기업은 47.4%인 반면 대기업은 21.5%로 조사돼 대기업의 두배에 달하는 중소기업이 신규 채용이 불확실 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채용의사 기준으로 전체 기업의 82.7%가 '올해 신입직원을 채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79.3%(2019년 1월 기준)보다 3.4%p 높았다.

채용규모에 대해서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55.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줄어들 것'은 25.1%로 '늘어날 것(19.7%)'이라고 응답한 기업보다 많았다. 특히 중견기업(26.3%), 중소기업(23.7%)은 물론 대기업(28.8%)까지 채용인원 감소를 전망했다.

이밖에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6일 신입사원 합동교육을 연기했고 NH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는 6급 신입행원 필기시험을 애초 예정됐던 지난 9일에서 오는 23일로 변경했다. NS홈쇼핑 역시 '신종코로나 사태로 채용 전형을 잠정 연기한다'며 서류 합격자 발표를 미뤘다.

◆일부 기업은 대졸 채용 강행

반면 일부 주요 기업들의 경우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의 유행속에서도 신입 사원 채용을 강행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4일부터 Bio R&D 신입부문 모집을 시작했다. 직무는 박테리아 배양·정제, 단백질 접합 공정 등으로 석사 이상 학력자, 공인어학성적 소지자이면 지원할 수 있다.

입사지원은 오는 19일까지로 SK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지원서를 작성하면 된다. 또 STX중공업 역시 대졸신입 채용을 시작하며 바통을 이어 받았다. 회계 및 엔진커미셔닝 부문에서 신입 및 경력사원 모집하고 있다. 자격요건은 회계부문은 경영, 회계학 전공 그리고 엔진커미셔닝 부분은 기계공학 대학졸업자 이상 학력 소지자를 선발하며 마감일은 오는 19일까지다. 아울러 GS엠비즈도 autoOasis 및 마케팅 사업, 사업 지원에 대해 이달 20일까지 원서접수를 받는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에서 대졸신입 채용을 시작했다"며 "이는 신종 코로나 여파로 일부 기업에서 기존 채용전형의 연기 또는 취소를 결정한 것과 반대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