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 조감도. /충북도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 조감도. /충북도

온 나라가 신종 바이러스 '코로나19'에 휘둘리고 있지만 이런 와중에도 미래를 위한 행보는 미룰 수 없다. 때를 놓치면 기회는 다시 오기 어렵고 대부분 한번으로 끝난다. 하물며 시한이 정해진 일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준비는 늘 철저해야 하고,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미리 각오를 다져야 한다. 충북도가 최근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차세대 방사광 가속기' 유치도 다르지 않다. 사업의 필요성은 이미 중앙부처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경쟁자가 있지만 객관적으로 봐도 당위성 면에서 앞선다. 그래도 마지막 순간까지 고삐를 늦춰서는 안된다.

이에 충북도는 한 발짝 한 발짝 단계적으로 걸음을 내딛고 있다. 며칠전 서울 등 전국 주요 대학 9곳과 방사광 가속기 구축 협약을 체결했다. 앞서 이뤄졌던 충북도내 대학교 총장들의 유치 결의에서 진일보한 것이다. 대학교와의 협약이 중요한 것은 이들이 방사광 가속기를 연구목적으로 사용하는 고객이기 때문이다. 즉, 수요자 입장에서 보다 나은 조건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 올 초 충청권 지자체들이 중부권 방사광 가속기 오송·오창 유치에 한목소리를 낸 것도 목표 달성을 향한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하나 둘, 힘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충북의 방사광 가속기 유치 노력이 이처럼 힘을 얻는 가장 큰 까닭은 입지의 적합성에 있다. 도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사용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도권과의 접근성 면에서 여건이 되는 다른 경쟁지역에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충북도가 밝힌 타당성 연구용역에서 입지 선정에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 접근편의성이 꼽혔다는 점도 충북을 더욱 주목하게 한다. 더구나 조사 대상자가 방사광 이용 협회 회원 등이고 보면 수요자 측의 입장이 고스란히 확인된 것이다. 설치지역의 행·재정적 지원의지나 주변 산업여건 또한 1순위로 꼽힐만 하다.

거듭되는 얘기지만 현재 가동중인 포항의 방사광 가속기들은 이미 사용면에서 포화상태를 넘어섰다. 게다가 일본수출규제로 확인된 소재·부품산업 경쟁력을 위해 반도체, 바이오 분야 등에서의 초정밀 관측·분석 연구 필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따라서 다른 대규모 국책사업과 달리 곧바로 사업 추진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정부 관련부처에서 올해 예산안에 상세설계 관련 비용을 책정하는 등 여건은 충족돼 있다. 또한 오송·오창을 중심으로 천안~대전을 잇는 과학기술 기반 신산업 혁신벨트는 충청권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먹거리이기도 하다.

차세대 방사광 가속기 사업이 가시화되자 수도권 지자체들이 뒤늦게 유치에 나서는 등 경쟁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하지만 유치전 시작 등 사업 열의나 추진 여건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입지 조건에서 오송·오창의 경쟁력은 분명하다. 여기에 대학과 인근 지자체 등 주변에서 힘을 보탠다면 방사광 가속기 구축이란 배가 항해에 나서기에 부족함이 없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갈길이 험해지겠지만 우리가 쌓아온, 만들어 온 여건들이 물이 들어오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총선이후 공모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제 충청권 전체가 하나로 뭉쳐 노를 저어 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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