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난 22일 청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청주시내 모든 복지관을 비롯한 다중이용 공공시설 등이 무기한 휴관에 들어갔다. / 김용수
 / 중부매일 DB

우려했던 지역사회 감염이 급속 확산되면서 '코로나19'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요 며칠전부터는 시시각각 수시로 새로운 국면이 펼쳐지는 등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발표는 확진자 발생에 대한 정보를 추가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방역을 진두지휘해야 할 중앙정부에서 새 국면에 대한 대응에 갈피를 못잡고 있는 동안 전국 17개 시·도 모두에서 확진자가 생겨나는 등 사실상 지역감염 차단에 실패했다. 그렇다고 이대로 놔둘 수는 없다. 이제라도 바뀐 상황에 걸맞는 대응태세를 갖춰야 한다.

감염학회 등 전문가들이 진작부터 지적했던 감염병 위기 단계 격상은 물론이고 여전히 문제가 되는 중국 입국제한 등의 조치를 이제라도 서둘러야 한다. 이미 지역 전체로 퍼진 대구·청도 등지는 피해를 줄이는 쪽으로, 전국의 다른 자자체들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지역별 대책을 펼쳐야 한다. 중앙정부만의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지역별로 상황에 맞는 방역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사망자가 속출하는 현 상황은 한국에 대한 해외 각국의 태도를 보면 분명해진다. '코리아포비아(한국 공포)' 그 자체다.

우리가 중국에 대한 입국제한을 망설이다가 결국 우리가 다른 나라들로부터 입국제한을 받는 처지가 됐다. 최근접 국가이면서 이를 미뤘던 한국과 일본에서 특히 확진자가 쏟아진 까닭은 따질 필요도 없다. 지역감염의 진앙지인 신천지 교회에 대한 조치도 지적받아 마땅하다. 오죽하면 감염이 시작된 지자체에서 먼저 조치를 취했겠는가. 그런 와중에 '머지않아 종식된다'는 가짜뉴스나 다름없는 발언이 국정 최고 책임자 입에서 나왔다. 무책임을 넘어선 무능이다. 참모들의 잘못된 조언 때문인지, 최고 책임자의 잘못된 인식 때문인지는 몰라도 거듭된 헛발질속에서 지금의 사태를 맞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한 책임은 나중에 묻더라도 당장 발등의 불부터 꺼야 된다. 중앙정부에서는 감염병 단계 격상에 따른 지원 확대나 군 의료진 동원, 입국제한 등 큰 틀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일선에서의 대처는 지방정부가 나서야 한다. 손씻기나 기침예절 등을 안내할 단계는 이미 지났다. 기본적인 개인 위생이야 사태 종식때까지 빈틈없이 이뤄져야 할 일이지만 지금 상황에 맞는 조치가 필요하다. 충북 등 지역별로 아직 확산이 더딘 지역이라면 확진자 동선을 보다 세밀하게 알려 접촉자를 찾아내기 보다는 스스로 접촉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의 지역감염 상황을 일부에서는 벌써 예견하고 대응을 주문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정부 대책은 최소한에 머물렀다. 이제 그 폭을 최대한은 아니어도 예측 가능한 범위까지 넓혀야 한다. 증세 여부에 따라 진행했던 감염검진을 '확진자와 접촉 가능'이란 상황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나마 이런 대응이 가능한 것도 지금뿐이다. 지역감염이 더 확산된다면 이 또한 무의미해진다. 이미 그 단계일 수 있지만 전염병과의 싸움에서 지휘부가 신뢰를 잃게되면 상황은 최악으로 간다. 싸움이 전방위로 넓어진 지금, 살아남을 방책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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