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과 원칙으로 투명경영 강화… 지역발전 선도적 역할

[중부매일 정구철 기자] 양축가들의 경제·사회적 지위 보호와 축산업의 진흥을 도모하기 위해 양축가들이 자주적으로 설립한 협동조합이 축산업협동조합이다.

지난 1958년에 설립돼 환갑을 훌쩍 넘긴 충주축산농협(조합장 오후택)은 조합원과 축산농가를 위한 조합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3월 투명하고 개혁적인 경영을 기치로 내건 오후택(64) 조합장이 취임하면서 1년도 안돼 각종 부문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1천182명의 조합원과 126명의 임·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충주지역 축산인들의 든든한 기둥 충주축협을 찾아 성공경영의 비결을 들어본다.

충주축협은 지난해 3월 치러진 조합장 선거에서 두번의 도전 끝에 당선된 오후택 조합장이 취임하면서 큰 변화를 가져왔다.

신니면 견학리에서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오 조합장은 축산경력 40년이 넘은 외길 축산농업인이다.

그는 지난해 3월 4년 임기의 조합장으로 취임하고 첫 출근하자마자 간부직원들을 모아놓고 축산농민인 자신이 조합장이 되기 전 가장 오기 싫어했던 곳이 축협이었다는 불편한 사실을 고백한 뒤 "조합이 조합원들을 위해 존재하는 만큼, 친절한 응대를 통해 조합의 문턱을 낮추라"고 주문했다.

충주축협이 운영하고 있는 2개의 하나로마트는 이전까지 조합원들의 이용이 많지 않았지만 오 조합장이 취임한 뒤 친절을 앞세워 고객을 맞이하다 보니 찾는 고객들이 부쩍 늘었고 매출도 따라 올라갔다.

급기야 지난 11일 농협중앙회 마트 판매본부가 시행한 '2020년 설특판 추진실적 평가'에서 충주축협 하나로마트 안림점이 중형점 2그룹 123개 소 가운데 1위를 차지했고 교현동에 있는 본점도 중형점 3그룹 120개 소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두 매장이 생긴 이래 각각 최고의 기록을 세운 믿기 힘든 결과였다.

지난해 두군데 하나로마트에서 올린 매출만 무려 244억원이 넘는다.

충주축협 연수하나로마트

현재 본점에 위치한 하나로마트는 고객들에게 쾌적한 쇼핑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19일부터 임시 휴장하고 대대적인 리모델에 들어갔다.

원칙론자인 오 조합장은 취임하자마자 자신에게 들어오는 청탁을 거절하느라 진땀을 뺐다.

선거를 도와준 조합원을 비롯해 많은 지인들로부터 각종 부탁이 들어왔으며 청탁을 들어주는 조건으로 승용차를 사주겠다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였다.

그는 취임 후 가장 먼저 자신의 아내에게 "직원들이 가져오는 음료수도 받지 말라"고 당부한 뒤, 직원들에게도 투명하고 개혁적인 업무추진을 중점적으로 강조했다.

4형제의 맏형인 오 조합장은 함께 축산업에 종사하는 3명의 동생들을 불러놓고 "만약 너희들로 인해 조합에 조금이라도 피해가 돌아오게 되면 나는 이튿날 바로 옷을 벗겠다"고 선언했다.

투명경영을 위한 그의 노력으로 하나로마트 재고 감모손실이 크게 줄어드는 등 작은 부분부터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충주축협은 지난해 2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해 조합원들에게 출자배당(3.8%)과 이용고 배당으로 9억5천만 원을 실시했다.

경제사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5.86% 성장한 613억8천600만 원, 신용사업 예수금은 평잔기준 전년 대비 4.51% 성장한 2천660억 원, 대출금은 전년 대비 11.42% 성장한 1천899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경영개선을 위한 임·직원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오 조합장은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자신의 우사를 돌아본 뒤 축협으로 출근한다.

축산특성화대학인 연암대학교를 졸업하고 가업 잇기를 자처한 아들이 350마리나 되는 한우를 돌보고 있다.

오 조합장은 농업경쟁력 강화와 산업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과 농림부장관 표창 등 많은 수상 경력을 갖고있다.

축산농업인들의 어려움 누구보다 잘 아는 그는 조합원들을 위한 조합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오후택 조합장이 사료용 옥수수 사일리지 작업 시연을 하고 있다.

충주축협은 조합원들을 위해 지난 2015년 TMR사료공장을 설립해 조합원의 고수익 창출에 큰 도움을 주고있다.

2011년부터 시작된 조사료 사일리지 제조·운송지원 사업은 생산비 절감 등으로 축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충주축협은 조합원 개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조합원 350명에게 서울에 있는 '한국건강관리협회 강남지부'에서 무료 건강검진을 받도록 해주는 등 3년 전부터 조합원에게 무료 건강검진을 실시해주고 있다.

또 희망하는 조합원들에 대해 농업인NH안전보험 무상가입을 지원하고 있다.

각종 재해나 질병에 대한 불안으로 가축재해보험을 가입한 조합원들에게 매년 보험료의 일부 금액을 지원하고 있다.

조합원 자녀 가운데 축협장학생을 선발해 매년 2천500만 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나눔축산운동본부와 함께 충주축협 본점에서 충주 관내 어르신과 조합원 150여 명을 대상으로 한방 진료봉사를 실시해 호응을 얻었다.

충주축협은 어려운 이웃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더불어 사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데도 노력하고 있다.

특히 직원들도 자발으로 나눔문화에 동참하고 있다.

직원들은 근로자의 날 행사비를 절감하고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모금해 매년 저소득층에 온정을 베풀고 있다.

충주축협은 최근 조합원의 숙원인 가축분뇨자원화시설을 건립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조합의 핵심사업인 이를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6월 주덕읍에 5만여㎡의 부지를 마련하고 올해 안에 착공을 목표로 설계 중이다.

축협은 이 사업이 악취가 거의 없는 밀폐형으로 추진되는데다 우분과 계분을 수거해 퇴비화하면 오히려 환경에 이롭다는 점을 들어 주민 설득에 나서고 있다.

처음에 강하게 반대했던 주민들도 차츰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다.

오후택 조합장
오후택 조합장

오후택 조합장은 "주민들에게 사업의 전반에 대해 숨김없이 투명하게 공개하고 진정성을 갖고 설명하면 주민들도 충분히 이해해 줄 것으로 믿는다"며 "축협이 조합원들의 이익 대변은 물론, 지역사회 발전에도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하는 만큼,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