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교통통신의 편리한 환경으로 국가간 인적 물적자원이 별다른 장벽 없이 자유롭게 이동되고 있어 그야말로 지구촌 한 가족으로 살아가고 있다. 산업환경에 있어서도 비교우위로 무장한 많은 기업들이 국제분업, 국가간 산업 가치사슬(value chain)을 세분화함에 따라 하나의 완제품 생산을 위하여 다양한 국가와 거점지역으로부터 소재부품을 공급받는 글로벌화된 생산체계를 갖추어가고 있다.

각 국가들은 글로벌 산업생태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됨에 따라 자유무역 경제질서의 이점을 극대화시키고 글로벌 경제성장의 열매를 세계시민들이 나눠가지며 지구촌 삶의 수준과 복리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혜택은 운송수단의 혁명적 발전과 스마트한 물류시스템 구축에 따라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다만, 최근 글로벌 산업생태계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새롭게 명명된 코로나19,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끝나지 않은 미중무역 갈등, 중국의 사드 보복 등이 글로벌 산업생태계를 위기로 몰아가는 새로운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한 생산을 위해 중국에 제조기반을 마련한 국내 기업이 위기를 겪고 있으며, 일본의 소재부품장비에 의존해 온 국내 기업도 이러한 국내외 환경변화로 인한 양산 제품의 소재부품 수급 애로상황에 직면해 있다.

예컨대, 2019년도에는 반도체산업의 미세공정 경쟁에서 일본의 첨단 소재, 부품, 장비에 의존했던 굴지의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대체 소재 확보에 제한이 있었으며, 금년에는 연초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 가전 관련 기업이 부품공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신차 출시 효과와 졸업 및 입학 시즌의 성수기를 놓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렇듯 국제분업화된 산업생태계는 안정된 경제환경에서 공동의 경제성장과 이익을 동반하지만, 갑작스런 국내외 정치, 경제, 문화, 보건, 안전 등 특정분야의 위기에 대해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특정지역의 위기상황이 글로벌 위기로 전환되고 글로벌 경기침체 또는 경제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기업이 국제 분업화된 산업생태계 속에서 반복되는 글로벌 경제환경 변화에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고용을 창출하고 지역경제, 나아가 국가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글로벌 전략을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국가의 생존을 위해 중요한 산업분야 제품 수입을 제한하고 첨단산업과 부품 소재기술의 역량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제조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국의 스마트 공장, 3D 프린팅 등 기술개발 및 제조업 활성화를 주도한 미국의 리쇼어링 정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글로벌 경제위기 등 대외 변수에 대응하며 지속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위험관리 전략이 필요하다. 핵심제품에 대한 연구개발 역량과 일정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국내 제조 인프라 구축, 핵심 기술을 축적할 수 있는 전문 인재를 유지해야 한다. 중국과 같은 특정 국가 의존도를 줄이고 신남방정책의 대상인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에 생산거점을 다원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충북은 핵심 전략산업인 2차 전지, 반도체, 태양광, 수소전기차, 바이오분야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 가능한 생산환경 기반과 함께 산학연관이 집적될 수 있는 산업생태계를 갖고 있다.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글로벌 기업의 생산거점 다변화에 맞춰 국토의 중심인 충북지역의 산업클러스터를 재정비하고 기존에 구축된 핵심산업별 생태계를 활성화하여 글로벌 소재 부품산업의 핵심클러스터로서 전진기지화 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경제환경 변화에도 안정적으로 소재부품을 공급받기 위해 해외 진출 국내기업이 리쇼어링을 검토할 때 충북을 선호지역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미래 성장산업을 중심으로 한 소재부품산업생태계의 매력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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