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박진 만수초등학교 교사

GPGP의 국기

바다 위에 떠 있는 쓰레기 섬(The Trash Isles)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쓰레기 섬은 정상적인 섬이 아니라 바다 한가운데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모여져 만들어진 거대한 무리를 말한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해마다 최소 수백만에서 수천만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에 유입되고 있다고 한다. 해양수산부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양 쓰레기도 연간 18만톤으로, 이는 5톤 트럭 3만6천대의 양이다. 이러한 엄청난 양의 해양 쓰레기는 해류와 바람에 따라 여기저기 떠돌다가 조류를 만나면 빙빙 돌아 거대한 덩어리를 이루게 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급속도로 커져 결국 쓰레기 섬을 만든다.

미국의 해양 환경운동가 찰스 무어는 1997년에 요트로 태평양을 횡단하던 중 지도에도 없는 섬을 발견했다. 그 섬은 거대한 태평양 쓰레기장을 의미하는 영어 약자 GPGP(Great Pacific Garbage Patch)로 불리게 됐다. 세계의 여러 과학자들이 3년 간 GPGP를 조사한 결과, 섬을 이루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개수는 약 1조8천억개, 무게는 8만톤에 이른다. 이는 초대형 여객기 500대와 맞먹는 무게로, 문제는 이 쓰레기 섬이 점점 커지고 있고 지금은 남한 면적의 15배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대로 계속된다면 2050년에는 해양 쓰레기가 물고기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GPGP의 지폐

환경운동가들은 GPGP의 존재와 해양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해결하기 위해 유엔(UN)에 쓰레기 섬을 하나의 국가로 인정해 달라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유엔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이 쓰레기 섬에는 약 20만명의 인구가 있다. 첫 번째 국민은 미국 부통령을 지낸 앨 고어(Al Gore)이고, 영국 배우 주디 덴치(Judi Dench)가 이 나라의 여왕이며, 국방장관도 있다. 떠다니는 쓰레기에 의해 고통받는 고래, 거북 및 물개가 등장하는 지폐도 있고, 국기(國旗)와 재활용된 물질로 만들어진 여권, 공식 우표도 있다. GPGP가 정식 국가가 되고 유엔의 일원이 되면, 주변 국가가 GPGP의 쓰레기를 치워야 할 의무가 생긴다. 모든 유엔 회원국은 지구 생태계의 건전성과 건강을 보존, 보호, 회복하기 위해 국제적인 협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소수의 환경 단체로는 처리하기 힘든 대규모의 쓰레기 처리를 가능하게 하고 국경 없이 해양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 점이 바로 환경 운동가들이 쓰레기 섬을 유엔 회원국가로 만들려고 하는 이유이다.

박진 청주 만수초등학교 교사<br>
박진 청주 만수초등학교 교사

해양 쓰레기 문제는 인류의 생존과 바다 생태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우리 모두가 경각심을 가지고 급증하는 해양 쓰레기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NIE 적용

1. 해양 쓰레기 발생이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조사해보자.
2.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 방법을 실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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