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예술업계는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요즘 근황이요? 한마디로 '죽음'이죠."

생업에 종사하는 성악가 A씨는 '죽음'이라는 한숨 섞인 한마디 말로 생업 예술가들의 삶을 대변했다.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됨에 따라 공공기관에 소속된 예술가들이 아닌 개인 예술가들은 실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공연·행사가 모두 취소되면서 생활이 올스톱 돼버렸기 때문이다.

개인 레슨은 물론이고 합창단까지 무기한 방학에 들어가버린 것이다. 또 교회의 성가대 조차 운영되지 않는 상황에 이것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예술가들은 그야말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무용가 B씨도 마찬가지. 학원에서의 레슨이 모두 취소되면서 춥고 배고픈 겨울을 보낸다고 했다.

B씨는 "근접 거리에서 말을 하고 몸이 닿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레슨이 모두 무기한 연기 됐다"며 "지금이야 다 같은 상황으로 견디고 있지만 기약없는 기다림이 두렵고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색소포니스트 C씨와 플루티스트 D씨도 상황은 같았다. 두개의 악기 모두 입으로 하는 것이다 보니 청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주부터 레슨을 쉬겠다고 하는 사람이 절반 정도 생겨났다.

C씨는 "개인 레슨도 그렇지만 사람이 많이 모이는 그룹 레슨은 회피하는 경향이 크다"며 "최근에는 오케스트라 합주는 못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학생과 근접거리에서 레슨하는 현악기를 다루는 예술가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번주 레슨 여부를 학생들에게 맡기고 수업을 한다해도 마스크 착용은 필수 조건이다.

이번주는 아예 휴강을 하는 예술가들도 태반이다.

예술가 뿐만이 아니다. 공연이 취소되다보니 음향, 이벤트 회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문 공연 음향 담당 이벤트 회사에 다니고 있는 E씨는 "3월에 5~6개의 공연이 잡혔었는데 모두 취소돼 지금은 조용히 은둔하고 있다"며 "다른 일거리를 찾아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 예술가들은 "1~2월은 공연들이 많이 없는 비수기이긴 하지만 올 1년을 준비하는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며 "어느 한 사람에게만 닥친 상황이 아니고 모두가 겪는 상황이니 잘 지나가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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