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연합뉴스 제공

코로나19의 위협으로 인해 지역 상권이 무너진 가운데 소상공인의 고통을 나누는 '착한 건물주 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돼 주목을 끌고 있다.

착한 건물주 운동은 전통시장 등 소규모 건물주가 한시적으로 임대료를 인하하거나 동결하는 민간 운동으로 소상공인에게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참고 버티면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

코로나19는 국내 발생 한 달여 만에 확진자가 1천여명 넘게 발생하고 사망자수도 두자리에 들어섰다. 특히 최근들어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하루에 100여명 이상 급속 확산되면서 전국민들의 마음에 공포로 자리 잡으며 전국의 상권을 얼어 붙게 만들고 있다.

지역을 가리지 않고 급속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전국 마트와 전통시장, 식당, 피시방 등 다중 시설은 주민 발길이 뚝 끊겨 매출이 절반 이상 감소하는 큰 피해를 입고 있다.

당장 하루 벌어 먹고 사는 소상공인은 한 달 이상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인건비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직원을 해고하거나 점포 문을 닫고 있다.

더구나 코로나19 전파가 갈수록 확산 추세를 보이는데다 중장기적으로도 그 피해가 상당할 것이란 경기 전망까지 나오자 소상공인을 위한 정부와 민간 차원의 긴급 처방을 외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연구원 정유탁 책임연구원은 지난 25일 '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중소기업 영향 분석 리포트'에서 "코로나19는 단기적으로는 도소매업, 숙박·음식점 중심의 중소 서비스업에 피해가 집중되고 장기적으로는 중소기업 수출과 제조업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고 경고했다.

정초시 충북연구원장도 앞서 '코로나19 충북경제 효과 분석' 보고를 통해 "1분기 정도 지속되면 충북의 대면 서비스업 손실액이 700억원을 넘을 것"이라고 발표했다.정 원장은 "대면 서비스업은 매출액이 전 산업의 14.5%에 불과하지만 종사자수는 25.5%, 사업체는 48.6%로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며 소상공인을 위한 긴급 지원을 주장했다.

실제로 최근 충북도가 도내 기업체, 소상공인, 관광업계를 대상으로 코로나19 피해를 접수한 결과 654곳이 446억원의 매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착한 건물주 운동은 이처럼 암울한 현실속에서 지난 12일 전북 전주 한옥마을 건물주 14명이 최소 3달간 임대료를 10% 이상 인하하는 '상생 선언문'을 선포하면서 시작됐다. 현재 서울, 부산, 수원, 전주, 당진 등 빠르게 전국으로 확산돼 25일까지 임대인 1천140명이 2천198개 점포의 임대료를 내리거나 동결했다. 서울 남대문시장은 전국 최다인 1천851개 점포 임대인이 동참하기도 했다.

이곳처럼 대규모로 참여한다면 더 바랄나위가 없겠지만 단 몇곳만 동참해도 인근 지역으로 큰 파장이 퍼지게 된다. 우리 주변의 상인들이 살고, 상권이 돌아가야 우리도 산다. 어느 한 축이 무너지면 주변의 축도 흔들리고 결국 무너지게 된다. 함께 하는 공생(共生)은 그래서 중요하다. 충청권 곳곳에서도 착한 건물주 운동 소식이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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