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연극제도 3월서 6월로 연기…연극인들 한걱정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서울을 비롯한 각 지역 연극계도 비상이 걸렸다.

올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정한 '연극의 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연극계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충북연극계도 3월 중순에 예정돼 있던 충북연극제를 6월 10일로 연기했다.

예년 같았으면 1~2월에 연극제를 준비해 3월 충북연극제를 시발점으로 각 극단별로 활발한 활동을 들어갔을 것이다.

소극장에서 진행되거나 예정돼 있던 연극도 모두 취소되면서 제작자와 배우, 스태프까지 고스란히 강제 휴가를 떠안게 됐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달 1~24일 공연 매출액은 184억249만원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322억4228만원)보다 절반(42.9%) 가까이 줄었다.

청주에서 극단 대표도 역임하고 현재 대전·세종권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연극인은 자신의 SNS를 통해 현재의 마음을 그대로 전하고 있다.

그는 "올해는 문체부가 정한 연극의 해인데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그고 밥을 굶는구나. 하루 벌어 하루 쓰는 쟁이는 병들기전에 굶어 죽겠구나. 추운 겨우내 힘들게 버티고 견뎌냈는데 준비하다 캔슬되고 공연해도 텅빈 객석이라니. 아! 2020 새로운 세상에 병도 전도하고, 신도 전도하고. 병신천지로 물드는구나. 내가 살 신천지는 떳떳한 무대건만 은밀한 감옥살이 세상이라니. 마스크 빨리 벗고 싶다. 덮어놨더니 수염이 콩나물 자라듯 너무 잘 자란다. 이젠 손씻고 눈물을 닦아야겠다."라고 한탄했다.

이에 앞서 한국연극협회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2020연극의 해'를 전면 재검토하고, 관련 예산 21억원을 코로나19 피해 연극인 지원에 사용할 것을 촉구했다.

협회는 지난 24일 입장문을 통해 "코로나19 확진 상황이 급변해 대학로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연극을 업으로 하고 있는 연극인들의 고통이 계속해서 들려온다"며 "배우, 스태프 등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연극의 해 예산을 사용할 것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안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그 비용은 추진위원회가 결정하는 것이고 극단적으로 모두가 동의하면 그렇게 될 수도 있지만 그 방식이 맞는지는 의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충북연극협회 관계자는 "지금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 각자 힘들지만 국가적 재앙으로 누굴 탓할 수가 없는 상황이니 일단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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