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축 목적은 산업용 지원…반도체·바이오 집적도 중요"

방사광가속기 연구를 맡고 있는 조진희 충북연구원 박사. / 김미정
방사광가속기 연구를 맡고 있는 조진희 충북연구원 박사. / 김미정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방사광가속기 구축 목적이 기존에는 과학분야 연구중심이었다면 일본의 수출규제조치를 계기로 국가 전략산업분야의 소재부품 개발 지원을 위한 산업지원 기능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신규 구축 목적이 '산업용 지원'에 있고 그래서 시급하게 구축돼야 한다면 충북이 가장 유리한 여건입니다."

방사광가속기 연구를 하고 있는 조진희 충북연구원 박사는 정부가 추진중인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구축 최적지로 충북을 꼽고, 충북의 경쟁력으로 높은 산업 집적도, 국가미래전략산업분야 기업 및 연구자 접근성, 정부의 주요 과학기술정책과의 시너지 등을 꼽았다.

조 박사는 일본의 수출규제조치로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 필요성을 확인하면서 정부가 방사광가속기 건립을 검토하기 시작한 점에서 볼 때 반도체, 바이오, 소재·부품 등 산업집적도가 매우 중요하게 고려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3대 미래전략산업으로 정한 바이오헬스, 시스템반도체, 미래차가 모두 미세공정이 글로벌경쟁력의 핵심이기 때문에 방사광가속기 활용도가 높아요. 반도체산업은 충북을 중심으로 충남 천안과 아산에 집적돼있고, 바이오산업은 세계 3대 바이오클러스터로 꼽히는 오송이 충북에 있으며, 자동차부품소재산업(미래차)은 충남 서산과 당진, 충북 진천과 음성, 충주에 집중돼있어 산업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충북에는 바이오기업 260개사, 반도체기업 120개사, 화학기업 657개사 등이 있어 이용 수요와 활용 확대가 유리하다는 평가다.

특히 충북도가 최적지로 제시하고 있는 청주 오창 테크노폴리스산단은 청주공항과 가까워 글로벌 접근성이 우수하고, 세계 3대 바이오헬스클러스터 라는 대단위 산업단지 오송이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조 박사는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통해 과학기술역량 확보와 장기적으로 과학타운, 과학도시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급 과학인력들이 오면 거주 및 편의시설이 생기고, 주변에 글로벌기업연구소나 과학기술연구소 등이 들어서면서 일대가 과학타운, 과학도시로 발전할 계기가 될 수 있어요. 방사광가속기가 건설되면 고급 과학인력들이 국가적 지식을 생산해내는 의미도 있지만, 그들이 바이오기반 신약개발로 창업을 한다던가 하면 지역기업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기 때문에 산업적 시너지가 이어집니다."

충북 오창에 구축 추진되는 방사광가속기 조감도. / 충북도 제공
충북 오창에 구축 추진되는 방사광가속기 조감도. / 충북도 제공

충북은 원형둘레 800m의 피코미터급 차세대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항에 건설돼있는 3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95년 준공)가 태양빛의 100억배 밝기로 가속한다면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는 3세대의 1억배 밝기를 갖는다.

"방사광가속기는 한마디로 '빛 현미경'입니다. 전자를 빠른 속도로 가속시켜 발생하는 빛을 통해 물질의 구조, 배열을 촬영해 입자의 특성을 해석하고 연구하는 그야말로 '빛을 이용한 초정밀 거대 현미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자체간 유치경쟁은 단순 연구시설 유치의 문제가 아니라 충북 나아가 대한민국의 R&D수준을 높이는 출발선이 될 수 있다고도 피력했다.

"쉬운 예로,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의 부피와 무게가 정해져있는데 동일한 부피와 무게를 유지하면서 강도를 높일 수 있는 대안이 바로 방사광가속기입니다."
대형시설 건립에 따른 주민반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방사광'을 '방사능'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방사광가속기는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방사능과는 무관하며, 폭발 같은 위험성이 없는 연구시설입니다."

실제로 3·4세대가 구축돼있는 포항의 경우 도심 아파트단지 바로 옆에 설치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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