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이지효 문화부장

코로나19 확진자가 5천명을 육박하는 가운데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바꿔 버렸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대부분 쓰지 않았던 마스크는 이제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 돼버렸다. 마스크 가격도 천정부지로 올라 이제는 마스크 구하기도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또 서로를 믿지 못하는 '의심병' 마저 생겨나게 됐다. 사레가 들려 기침만 하더라도 의심의 눈총을 받기 일쑤다. 재채기 또한 마찬가지다. 약간의 감기기운만 있어도 이마에 손을 얹고 열이 있나 살피게 되고 '설마 나도?'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회의도 대부분 서면으로 대체하고, 동료들과 함께 차를 마시거나 밥을 먹는 일도 줄어들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저녁 약속을 잡았던 사람들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퇴근하면 바로 집으로 직행한다. 때문에 지역 소상공인들은 손님이 줄어 경영난에 허덕이게 돼 기약없는 자체 임시휴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2~3월에 예정된 공연, 전시도 모두 취소돼 예술인들은 '죽음'을 맛보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사람들이 모이는 집회나 행사도 모두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 또한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어떤 후보들은 제대로 된 선거운동 한번 못해보고 공천에서 배제되거나 탈락하는 등 그들만의 리그를 벌이고 있지만 더욱 안타까운 것은 국민들의 관심에서 뒷전이 돼버린 것이다.

그러나 이 때문에 생긴 반대급부도 있다. 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가장 쉬운 방법인 손을 씻는 행동이 습관화됐다. 코로나19에 대한 증상은 물론 기본적인 의학지식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술자리가 잦았던 직장인들이 집으로 직행하면서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동안의 부족함을 보상이라도 하듯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져 가족들은 오히려 만족하고 있다고들 한다. 냉동실에 얼려놨던 음식들을 해결하며 요리도 배우고, 그동안 먹어보지 않았던 퓨전 음식을 맛 보기도 한단다.

일회용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봉사단체에서는 수제 천 마스크를 제작해 소외계층에 전달하는 등 훈훈한 소식도 들리고 있다. 어려운 소상공인들을 위해서는 임대료를 할인해주는 '착한 임대료 운동'도 펼쳐지고 있다.

정치인들도 대면 선거운동이 힘드니 SNS를 활용한 전방위적 활동과 교차로에서 인사하며 얼굴 알리기로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사태는 누구를 탓할 일도, 비난할 일도 아니다. 이럴때일수록 서로 격려하고 칭찬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고 서로를 믿어야 한다. '의심병'이 가득한 세상이지만 대구를 돕겠다며 나선 전국의 의료인이 속속 나오고 있다.

마스크 착용으로 불편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SNS에서 본 글이 마음에 와닿는다.
 

이지효 문화부장.
이지효 문화부장

'마스크는 두가지 기능을 합니다. 하나는 바이러스 차단, 또 하나는 쉿. 입에게 조금만 참아달라고 부탁합시다. 비난 쉿, 조롱 쉿, 차별 쉿, 혐오 쉿,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아픈 말들이 바이러스보다 더 위험한 바이러스입니다. 지금은 우리가 배운 아름다운 말들을 아낌없이 사용해야 할 때입니다. 격려, 배려, 위로, 응원, 포옹, 칭찬, 믿음, 긍정, 희망….'

그렇다. 지금 당장 힘들고 어려워도 긍정의 힘으로 이 난관을 극복해 나갈 수 있다. 우리는 힘든 시기일수록 저력을 발휘하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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