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안성수 경제부 기자

"어제 손님 딱 세 테이블 들어왔어요. 오늘은 문 닫으려고요."

청주 성안길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지인의 푸념이다. 지인의 식당은 평소 장사가 꽤나 잘되던 곳이었다. 그러나 이 식당도 코로나19 쇼크를 피해가진 못했다. 그나마 장사가 괜찮았던 이곳도 상황이 여의치 않은데 근근이 버티던 다른 자영업자들은 어떨까.

코로나19 공포가 전국적으로 뿌리내리면서 자영업자들이 경영난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메르스가 발생했던 지난 2015년에도 이정도는 아니었다며 업계에선 하나같이 한숨을 쉬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공포는 사람들의 심리를 억누르고 있다. 날로 늘어나는 확진자 소식에 누구나 할것 없이 시민들은 외부 발길을 끊고 지갑을 굳게 닫았다. 약속된 일정도 줄줄이 취소하면서 외부활동을 하는 사람은 더욱 줄었다. 이같은 상황은 자연스럽게 시민들의 소비를 위축시키면서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3월 3일, 삼겹살 축제가 열리던 청주 서문시장 삼겹살거리를 가봤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같은 날 '33데이' 축제로 발디딜틈 없이 북적였던 곳이지만 이번엔 찬바람만 쌩쌩 불고 있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준비중이었던 축제가 취소됐기 때문이다.

이날 방문했던 삼겹살거리의 한 식당엔 간만에 단체손님을 받아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었다. 그럼에도 사장님의 그늘진 얼굴은 좀처럼 변함이 없었다.

지금의 상황을 보면 코로나19 사태가 쉽게 끝나지 않을 듯 하다. 이는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지속됨을 의미하며 이대로 몇 개월동안 더 지속된다면 청주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자영업자 파산이 속출할 것이다.

안성수 경제부 기자
안성수 경제부 기자

정부는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을 위해 하루 빨리 지원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더 끌 시간이 없다. 임대료 인하 인센티브, 초저금리 대출 등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해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를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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