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교사 이야기] 신영식 청주중앙여중 교사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인 코로나19로 인해 초·중·고의 개학이 연기됐다. 학년 초에 개학이 전국적으로 연기되는 일은 처음 겪는 일이다. 학교 뿐만 아니라 국가경제와 국민의 일상생활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과거에도 그랬듯이 우리 국민들이 어려운 난국을 잘 극복하리라 믿는다. 오히려 그 동안의 갈등과 분열로부터 벗어나 대한민국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학교는 새 학년이 3월 1일부터 시작된다. 요즈음 선생님들의 충북도교육청 인사가 2월 초로 앞당겨 발표되고, 3월부터 근무가 시작되면 전 교직원이 모여 새 학년 준비 워크숍을 실시한다.

본교도 새 학년 준비 워크숍 추진을 위해 부장교사협의, TF팀, 교과부장협의를 통해 2월 18일부터 20일까지 시행 계획을 수립했다. 장소는 2월 말까지의 석면 제거 공사로 인해 충북도자연과학교육원의 수학연수실과 세미나실에서 하게 됐다. 그러나 급작스럽게 발생한 코로나19로 인해 계획 추진에 고민이 많았다. 아마 시기가 조금 더 늦었다면 워크숍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올해 3월 1일자 본교 교직원 인사는 전에 없이 이동의 폭이 컸다. 전에는 학교의 공무직은 이동 없이 계속해 동일 학교에 근무했지만 올해 3월부터 전원 순환 근무하도록 인사 발령이 이뤄졌다. 따라서 본교도 14명의 교과 선생님들의 인사 발령 이외에 급식소 영양사, 조리사, 조리실무사, 전문상담사, 사서실무사, 교무실무사, 특수실무사 등 9명의 이동이 이뤄졌다. 3일 간의 워크숍 중에서 첫 날은 공무직을 포함한 전 직원이 참여했다. 처음 학교 이동을 경험하는 많은 분들이 워크숍을 통해 함께 배우고 소통하면서 자긍심을 갖고 새로운 학교에 자연스럽게 적응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했다.

첫날 간디학교 교가를 오픈 뮤직으로 시작해 첫 프로그램 '행복한 만남'으로 환영시, 꽃다발, 인사말, 세 단어로 자기 소개하기를 했고, 두 번째 프로그램 '2020 교육희망 고리 엮기'로 교육 성찰, 릴레이 초상화 그리기, 새 학년 희망 제안 나누기를 실시했다.

새로 전입해 오시는 선생님들은 함께 마음을 나누고 소통하는 워크숍을 통해 환영받고 있는 느낌, 존중받고 있는 느낌을 받고 따뜻한 마음으로 새 학교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갖게 됐다.

그리고 각 교과별로 갖고 있는 수업 역량을 수업 나눔을 통해 전체 선생님들이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영어과에서는 'English class for teachers', 수학과에서는 '수학으로 나누는 정(情)', 과학·기술과에서는 '메이커 교육', 사회과에서는 '자유학년제 수업', 특수·상담에서는 '통합교육'을 주제로 했다. 또한 교과별 협의, 부서별 협의, 학년별 협의와 전체 협의회를 통해 새 학년도 교육과정의 구체적 일정과 계획을 수립했다. 지나치게 딱딱한 연수 중심 프로그램을 지양하고자 교직원 간에 소통과 힐링을 위해 '미니정원 만들기 생태 학습', '차와 함께 나누는 소통'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지역문화 답사로 교육원에서 가까운 충북문화관과 청주향교를 견학했다.

지난해 갔던 정북토성도 학교에서 가까운 거리지만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처음 가본다고 했고, 이번 충북문화관과 청주향교도 처음이라는 선생님들이 대부분이었다. 학교에서 학생들의 현장 체험 행사를 추진할 때 가까운 우리 지역 문화를 먼저 찾는 것은 어떨까?

마침 우리를 안내하시는 문화해설사는 전에 학교 선생님이셨던 분으로, 학교에서 단체로 선생님들이 온다고 해서 전날부터 기다렸다고 하면서 반갑게 맞이했다. 전에는 3월 개학과 함께 수업보다도 새로운 교육과정을 준비하느라 바빴다. 이제는 2월 초에 일찍 교직원 인사 발표를 하고 새 학년 준비 워크숍을 통해 교직원 간의 협력적 학교 문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교육과정을 새롭게 준비해 3월부터는 아이들과 함께 수업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새 학년 준비 워크숍은 코로나19라는 긴급 상황에서도 충북도자연과학교육원의 지원과 배려, 참여하시는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열정과 협조로 새로운 만남과 소통, 새 학년 교육과정, 수업 역량 공유 등 소기의 목적을 이루었다.

신영식 청주중앙여중 수석교사<br>
신영식 청주중앙여중 수석교사

특히 교직원 모두가 협력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안하고 잔치 준비를 하듯이 정성껏 새로 오시는 선생님들에게 드릴 꽃, 연수에 사용할 경품, 생태 소통 프로그램, 연수 장소, 점심 식사, 답사 장소를 함께 논의하고 추진해 워크숍이 보다 의미가 있었다.

이제는 날씨가 점차 따뜻해지는 봄철이다. 봄과 함께 불청객 코로나19를 멀리 쫒아내고 빨리 개학하여 새로 입학하는 1학년, 새 학년으로 올라가는 2학년, 3학년 아이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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