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일부 몰지각한 이들의 마스크 등 재난용품 매점매석과 중국 등 해외 구입처 들의 매점매석으로 인해 정부에서 소비자가 구입할 수 있는 마스크가 약국과 농협·우체국 등 공적 판매처를 통해 하루 350만장씩, 1인당 구입가능 수량은 5매로 제한되나 그 가격은 합리적인 수준에서 풀어 진다고 한다. 또한 통과한 코로나 3법에는 당일 생산량 50% 이상을 공적판매처에 출고하도록 의무화하고, 수출은 생산업자만 할 수 있으며 규모도 당일 생산량의 10%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한다.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늘어가는 확진자로 인해 두려움에 떨고 있는 국민들의 심리를 기회로 매점매석을 통해 부당이득을 취하는 자들의 적발에 우리모두는 분노하고 있다. 또한 일반 시민의 경우, 어떤 경우에 매점매석이고 어떤 경우 처벌을 받는지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해 억울하게 처벌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최근 시행한 시행령에 대해 정확히 확인해 보면,

우선,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매점매석했다 적발되면 2년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되고 이번 고시 시행에 따라 누구든지 매점매석 행위를 하고 있음을 인지한 경우 주무 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각 시도 신고센터(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 18조)에 신고까지 할 수 있다. 매점매석의 기준은 조사 당일을 기준으로 지난해 월 평균 판매량의 150%를 초과해 5일이상 보관할 경우와 유학생, 외국인의 경우 200만원 어치 이상의 마스크나 손소독제를 수출 신고하지 않고 반출한 경우에 해당한다.

어느새 일부지역의 아침인사가 "안녕하십니까"에서 "마스크 좀 구하셨습니까?"로 바뀔 지경이라고 한다. 코로나 19 바이러는 빠른 전염성에 비해 치사율은 높지 않지만 전염병 그 자체로 촘촘히 모여 사는 현재 상황에서는 큰 위험 요소임에 틀림없다. 당연히 사람 많은 곳에 가지 않고 안전한 집에 머무르면 좋겠지만 누구나 일을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출·퇴근은 필연적이다.

우리모두가 자가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것도 설혹 자가 차량으로 이동한다 해도 사무실에서는 모여서 근무하고 식당에서 같이 먹기 마련이다. 일부 재택 근무(시차 출퇴근 및 식사)의 형태로 운영하는 기관과 회사들이 있지만 대부분의 회사 업무라는 것이 말 그대로 모여서 하는 일이다. 하루에도 빽빽한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그리고 지나는 길에 수많은 사람을 마주치게 된다. 이럴 때 혹시나 모를 신종 코로나 감염에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방법으로 마스크를 착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마스크 가격이 끝없이 오르고 있다. 그동안 별 관심 없이 보던 마스크에 붙어 있는 등급부터 어떤 종류가 있는지 전 국민이 마스크에 대해 이제는 모르는 게 없을 정도로 그 인기가 폭발적이다.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경제원리의 수요와 공급 법칙이 현실에 빠르게 적용되어 평소 장당 최소 350원 정도에서 최대 2,000원 수준이던 KF94 마스크가 온·오프라인을 차지하고 금세 매진이 된다. 심지어 유튜브 등 SNS상에서는 재사용을 위한 팁 영상이 인기라고 할 정도다.

그럼에도 상황이 쉽사리 나아지지 않자 정부에서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여러 가지 조치를 내놓은 상황이다. 이렇듯 마스크는 코로나 19사태 여파로 어느새 우리들 일상생활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더 이상 선택품이 아닌 필수품이 된 마스크를 매점매석 하는 것은 분명히 범죄행위이다.

과거 전례로 알겠지만 전염병과 싸우고 이겨내는 일은 인간들 사이의 연대 없이는 절대 불가능하다. 카뮈가 쓴 『페스트』는 전염병에 페스트에 맞선 인간들의 아름답고 숭고한 연대이야기다. 페스트가 창궐하여 비록 도시는 차단되지만, 목숨을 걸고 페스트와 싸운 의사 리유와 그의 동지들의 사투로 시민들은 페스트로부터 해방을 맞게 된다는 줄거리다. 소설은 인간애에 기초한 사람들의 아름다운 연대가 행복을 가져다 줌을 감동적으로 표현해 주고 있다. 다행히 오늘 우리에게도 주인공 리유와 같은 전국 각지에서 온 수많은 의료자원봉사자들이 있다.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공동체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갖고 있다.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마이클 샌델이 언급 했듯이 인격을 갖춘다는 것은 (때로는 서로 상충하는) 여러 부담을 인식하며 산다는 뜻이다. 나 하나만 생각하고 산다면 편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사회적 공동체에 태어난 존재이기에 서로에게 주어지는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미덕으로 여겨야 한다. 작금의 국가적 재난사태 속에서도 우리가 용기를 잃지 않는 것은 그런 사람들이 아직도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들의 생명을 볼모로 이득을 취하는 행위를 해서도 안됨은 물론 더 이상 방조행위 조차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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