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자녀 결국 음성에서 양성 확진

[중부매일 박재원 기자] 초밀접 접촉자 비감염 사례로 안도했던 청주 확진 택시기사의 일가족이 모두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청주시의 부실 역학조사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난 2월 22일 확진 판정을 받은 30대 부부의 부모와 자녀가 5일 코로나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50대 부부와 4살 자녀는 부부의 확진 판정이 있기 하루 전날부터 자가격리 상태를 유지했고, 6일 자정 격리해제를 앞두고 이뤄진 최종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은 최초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밀접 접촉자의 비감염 사례로 주목을 받았으나 결국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말았다.

이번 추가 확진으로 시는 감염 전파자로 추정되는 부부 중 남편인 택시기사의 역학조사를 다시 해야 할 판이다.

당시 초밀접 접촉자가 음성 판정을 받자 바이러스 전파력을 간과하고, 이 택시기사의 역학조사를 느슨하게 했기 때문이다.

이 택시기사는 확진 판정을 받기 전인 2월 19~20일 이틀 동안 평소와 같이 청주에서 택시 영업을 했다.

운행 기록 확인결과 이 택시기사는 오전 9시부터 밤 12시까지, 늦을 때는 새벽 1시까지 택시를 몰았다. 이를 종합하면 하루 평균 15시간 정도 영업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확진 택시기사가 이 시간 동안 차에서 내리지 않고 계속해서 영업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식사, 휴식, 화장실 이용 등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택시에 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은 분명히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시는 이틀간 영업활동 과정을 조사면서 택시기사의 개인적 동선은 확인하지 않았다.

택시 승객 파악에만 급급해 정작 잠재적 바이러스 전파자인 택시기사의 행적은 빼놓은 것이다. 그래서 이 택시기사의 이틀간 방문장소와 접촉자는 조사 결과에 없다.

식사·휴식, 심지어 화장실 이용까지 모두 자택에서 이뤄졌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승객 외 접촉자는 물론 방문장소도 있다는 뜻이 된다. 이 같은 동선을 조사 안했으니 소독이나 접촉자 분류는 이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능동감시를 위한 방역 타이밍을 놓친 때라 추가 확인도 크게 의미는 없어 보인다. 다만 시가 확인하지 않은 접촉영역에서 연쇄반응이 나오지 않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추가 전파 없이 무사히 넘어가면 다행이지만, 역학조사 사각지대에서 감염자가 나온다면 그 책임은 청주시가 고스란히 져야 한다.

시 보건 관계자는 "미처 파악하지 못했으나 현재까지 이에 따른 이상 징후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며 "추가 확산을 고려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관련성이 나타나면 바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청주의료원에서 치료를 받는 확진 택시기사와 아내는 증상이 많이 호전돼 퇴원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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