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김황식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지난해 소비트렌드 중 눈에 띄는 것 중의 하나는 괴식 및 이색식품의 선호현상이었다. 평범한 것에 식상해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성향이 반영된 것이었다.

그 대표적인 예로 대만에서 건너온 흑당 열풍이 있다. 흑당밀크티, 흑당라떼 샌드위치 등의 신제품이 출시돼 많은 인기를 끌었다.

기존의 마카롱에 속재료를 가득 넣어 두툼하게 만든 뚱카롱도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뿐만 아니라 마라탕을 비롯한 마라 열풍도 대단했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평범한 것을 원하지 않고, 기존 것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렸다. 색다르고 신선한 것을 좋아하는 시대이다.

이런 현상은 농산물 소비자들에게서도 나타나고 있다.

수박은 둥글어야 하고, 색깔은 녹색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사라지고 있다. 둥근 수박보다는 네모진 수박, 하트 모양의 수박이 더 관심을 끌고 검정색 수박이 더 많은 수익을 가져다준다. 전통적인 것만 고수해서는 변화하는 소비자의 소비트렌드에 발맞출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창의적인 사고가 반드시 필요하다.

얼마 전에 가족들과 경주를 방문할 일이 있었다. 동행한 딸이 꼭 들려야 할 서점이 있다고 했다. 서점은 여기저기에 많은데 굳이 경주까지 와서 들려야 할 이유가 궁금했다. 결국 찾아간 서점은 조그마한 공간에 여느 책방과 다름없어 보였다. 그런데 그곳에서는 구매한 책을 그냥 봉투에 담아주지 않고, 처방 약봉투에 넣어 주는 것이었다. 육체의 질병을 치유하는 약이 있듯이 심신이 고달픈 현대인들의 정신적인 아픔을 치유하는 책이라는 의미부여를 하는 것 같았다. 그 때문인지 조그마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것을 보았다.

김황식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김황식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지금 농가는 건강한 먹거리 제공과 식량안보라는 소중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고령화와 인구감소, 소득저하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때에 조금만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변화를 준다면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받게 되고 농가소득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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