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로 지역 경제가 멈췄으나 정치권 시계는 오히려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4·15 총선이 40일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야는 총선이 코 앞으로 다가오자 막바지 공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전체 선거구 253곳 중 80%가 넘는 선거구의 출마 후보자를 결정하는 등 사실상 마무리 단계다. 나머지는 대부분 단수 공천 또는 전략공천 지역구다.

당초 지난주까지 심사를 마무리할 예정이었던 미래통합당은 지난 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 발표라는 돌발 변수로 다소 늦춰졌지만 속도를 내고 있다.

충청권도 여야 공천 후보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대전, 세종, 충북, 충남 등 전체 28개 지역구 가운데 유력정당인 민주당과 통합당 후보가 최종 결정된 곳만 10곳이 넘는다. 선거구가 2곳으로 늘어난 세종 등 나머지 지역구 후보 공천 심사도 이르면 이번 주중 매듭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공천심사가 급속히 진행됨에 따라 충청지역 총선경쟁의 흥미거리가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현역 의원간 맞대결, 20대 총선에 이은 리턴 매치, 4선 이상 다선의원 국회 입성 등이 구체화되면서 총선의 시간을 알리는 시계바늘이 되고 있다.

현역 의원이 맞붙는 선거구 가운데 청주 흥덕은 재선이자 문광부 장관 출신인 민주당 도종환 의원과 통합당 4선인 정우택 후보의 빅매치로 치러진다. 청주 청원은 민주당 4선인 변재일 의원과 통합당 초선 김수민 의원이 대결한다. 두 후보의 40살 가까운 나이 차이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에 이은 리터 매치 선거구로는 충남 공주·부여·청양 민주당 박수현 후보와 통합당 4선 정진석 의원간 대결이 흥미를 끈다. 보령·서천, 대전 서구갑도 재대결이 이뤄진다.

충북 제천·단양 민주당 이후삼 의원과 통합당 엄태영 후보는 2018년 재보궐선거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맞붙는다. 지난번 표 차이가 2천450표에 불과해 이번에도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세대교체 바람속에 5명에 이르는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국회에 다시 입성할 지도 주목된다.

이번 총선은 코로나19 공포로 풍속도가 바뀌었다. 후보들은 유권자와 직접 만나는 대면 접촉 대신 SNS 등 온라인 선거에 주력하고 있다. 달리 방법이 없으니 아쉬워도 어쩔 수 없다. 총선시계가 빨라질수록 이들의 초조함은 더해진다. 특히 인지도가 낮은 정치 신인은 자신을 알릴 뾰족한 방법이 없어 가슴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총선 시계는 코로나19에도 멈추지 않고 돌아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후보자는 물론 유권자들에게도 총선을 위한 시간은 모자란다. 시작부터 그랬지만 이번 총선이 깜깜이 선거로 막을 내릴 것이란 우려는 더 커져만 간다. 당선을 위한 노력에도 부족하겠지만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4·15이후 이들의 표정이 달라질 것이다. 당연히 당선이 최우선이지만 판단의 시간도 근거도 부족하다면 유권자의 심판을 대하는 자세는 달라야 한다. 남은 선거 기간 진정성을 보여주고 코로나19로 지친 주민을 보듬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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