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굽는 제빵왕 "청주하면 직지빵 떠올릴 겁니다"

[중부매일 안성수 기자] 나병일 맥아당 대표는 젊은 시절 청주에 정착해 자신만의 색과 청주의 색을 입힌 '직지글빵'을 만든 장본인이다. 수많은 역경과 고난을 견디고 지금의 터전을 일군 나 대표는 이제 직지글빵의 관광상품화를 꿈꾸고 있다. 청주를 대표하는 빵집 '맥아당'을 알리고 지역 문화유산 '직지'의 우수성 전파에 쉼없이 달리고 있는 나 대표를 만나 포부를 들어본다. / 편집자

◆ 지역 알리는 '직지빵' 관광상품화 꿈꾸다

나병일 맥아당 대표가 자신이 만든 직지글빵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 안성수
나병일 맥아당 대표가 자신이 만든 직지글빵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 안성수

청주는 전북 임실 출신인 나 대표의 제2의 고향이다. 청주에서 30년이 넘는 긴 시간을 보내면서 청주에 대한 애정도 그 시간만큼 가득찼다. 그래서인지 청주의 문화유산 '직지'의 애정도 남달랐다.

현재 나 대표는 세계직지문화협회 이사, 서원대 직지대학 총동문회 회장을 맡고 있다. 또 직지문화연구원, 시민단체인 직지시민홍보단에서 직지 알리기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2017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의 가치를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청주고인쇄박물관과 '직지 알리기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협약에 따라 나 대표는 직지행사 때마다 직지빵을 후원하고 각종 환원사업에 동참하는 등 지역과 함께 동고동락하고 있다.

이렇게 직지 알리기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나 대표의 꿈은 자신의 브랜드인 직지글빵의 문화관광상품화다. 직지글빵의 관광상품화가 청주시 관광산업 활성화는 물론 지역 경제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청주시청에 관광 제품 특화를 위한 제안서를 제출한 상태다.

"대부분의 관광지는 볼거리, 먹거리, 기념품 등 삼박자가 갖춰져 있습니다. 전주만 해도 한옥마을을 보고, 비빔밥을 먹고, 초코파이를 사가잖아요. 청주도 이곳만의 특색을 가진 매력적인 관광상품이 필요합니다."

나병일 대표는 2010년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제작에 동참했다가 대기업에 밀리는 큰 아픔을 겪었다.

"70년대 산업화를 다루고 싶었던 드라마 감독의 뜻을 듣고 저의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그리고 제빵왕 김탁구가 제 이야기를 토대로 방영을 시작했어요. 자문역할도 했어요. 당시 김탁구 촬영장에 우리 빵을 들고 매일 드나들다싶이 했어요. 그저 좋았어요. 70년대의 이야기가 청주에서 나의 빵을 통해 전해진다는게 너무나 좋았죠."

그러나 시련이 닥쳤다. 13회이후부터 맥아당이 아닌 제빵 대기업 P사 제품이 드라마에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맥아당과의 협의는 없었다.

"꿈에도 몰랐어요. 배신감에 너무 힘들었고 우울증도 왔죠. 그래서 다른 사람이 만들지 못하는 차별화된 빵을 만들어야겠다 다짐했어요."

오랜 고민 끝에 탄생한 것이 바로 '직지빵'이다.

2011년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 겠다는 다짐에 당시 한범덕 시장과의 간담회를 요청, 청주지역에서 난 보리를 원 재료로 하고 청주를 대표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를 모티브로 글자를 넣어 만든 나 대표만의 브랜드다.

"당시 직지빵 몰드를 제작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몰드를 만들어 줄 공장을 찾아 전국을 발품 팔며 돌아다녔죠. 당시 충북에는 마땅한 곳이 없었어요. 다행히 서울에 마땅한 곳을 찾아 몰드를 제작했고 2011년 청주공예비엔날레에 첫 선을 보이게 됐습니다. 반응이 어마어마했어요."

◆ 코로나19 극복 동참…지역봉사도 지속

나병일 대표가 빵으로 만든 코로나 의료진 응원 메시지 '코로나 의료진 영웅 응원함. 직지' / 맥아당 제공
나병일 대표가 빵으로 만든 코로나 의료진 응원 메시지 '코로나 의료진 영웅 응원함. 직지' / 맥아당 제공

맥아당은 지역과 희로애락을 함께하고 있다. 나병일 대표는 지난 3일 청주 서원구청을 방문해 코로나19 확산방지에 앞장서고 있는 서원보건소·구청 직원들에게 전해달라며 직지빵 660개를 전달했다. 앞서 나 대표는 흥덕구 직원들을 응원하기 위해 빵 600개를 기탁한 바 있다.

다음주에는 청원구, 상당구에도 코로나19로 확산 방지에 땀을 흘리고 있는 직원들에게 빵을 전달할 예정이다.

또 나병일 대표는 코로나19 예방에 온힘을 쏟고 있는 의료진들에게 SNS를 통해 빵으로 만든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고생하고 있는 각 기관 직원들에게 빵을 전달한 것에 이어 일선에서 뛰고 있는 의료진들에게도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어떤 방법이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빵으로 글자를 만들어 보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죠."

이밖에도 나 대표는 수년간 지역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을 위한 봉사활동을 지속해 오고 있다. 유치원, 학교급식에도 공급하고 있다. 청주지역에서 생산된 밀, 유기농 보리쌀로 만들어 맛도 좋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이에 나 대표는 지난 2018년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 산업포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30여 년간 제빵·제과 분야에서 빵 굽기 외길을 걸어오면서 수년간 독거노인·소년소녀 가장을 위한 봉사활동을 지속해온 것이 인정받은 것이다.

또한 청주직지빵, 청남대빵, 청원생명쌀빵 등을 출시해 지역브랜드 품격 제고에 기여한 공도 인정받았다.

"우리 맥아당 빵에 들어가는 보리, 쌀 등 모든 재료는 지역에서 생산된 상품입니다. 청주지역 재료로 만든 청주 대표 먹거리 '직지글빵'을 더 널리 전파하기 위해 더 많이 홍보하겠습니다. '직지', 그리고 직지빵을 만드는 '맥아당'을 알리는게 저의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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