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위기경보가 '경계'로 격상되면서 국내 확산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을 위해서 개인위생 준수를 당부한 가운데 중부권 거점병원인 충북대학교 병원이 면회를 제한하고 본관 입구에서 모든 방문객들에게 손 소독과 마스크 착용을 실시하고 있다.  /김용수

코로나19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상황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신천지 교회에서 시작된 대구·경북의 대규모 감염사태가 한풀 꺾이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이제는 지역별로 소규모 집단감염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전에도 병원 등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있기는 했지만 일상의 감염이 주춤하는 단계에서 확산의 뇌관이 되고 있는 지역내 집단감염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시간이 필요한 기존 확진자들에 대한 관리·치유와는 다른 차원에서 코로나19 사태의 방향을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확산이 본격화된지 한달여만에 맞는 변곡점인 셈이다.

충청권만을 봐도 개별적인 환자 발생이 끊이지는 않지만 확진자 대부분은 집단감염에서 비롯되고 있다. 충남 아산·천안의 줌바댄스가 그렇고, 충북 괴산 장연 오가리도 그렇다. 따라서 관리를 소홀히 할수 없는 개별 확진자의 가족 등 밀접접촉자도 그렇지만 집단활동에 대해 예의 주시해야 한다. 더구나 앞서 언급된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었듯이 집단감염이 일어날 경우 이들에 의한 2차감염이 수반된다. 그런만큼 지역내 집단감염의 발생 여부가 확산세를 결정짓는 등 지역의 방역·감염상황을 좌우하게 된다. 챙기고 따져야 할 것들이 아직도 많지만 집단감염에 주목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천안을 중심으로 확진자를 쏟아내고 있는 줌바댄스 수강 집단감염의 경우 아산과 세종시 등 특정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세종에서는 2차감염이 집단으로 번지는 양상을 보여 지역내 집단감염의 위험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로 인해 정부종합청사, 행정복지센터 등의 시설폐쇄라는 불미스러운 일로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또한 충남과 세종을 합쳐 확진자가 100명을 넘으면서 대구·경북, 수도권에 이어 최다 발생지역 상위권에 오르는 불명예도 안게됐다. 더 큰 문제는 전파경로로 추정되는 줌바강사 워크숍에 전국 곳곳에서 참석했다는 점이다.

아직도 최초 감염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괴산 장연면 오가리는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선포돼 주변의 위기감을 반영하고 있다. 초기 마을주민 10명이 확진판정을 받는 등 대형사태가 우려됐지만 다행스럽게도 마을내에서는 음성판정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인근 4개마을 주민들의 이동이 임시중단됐으며 인접 충주시로 확진자 접촉대상이 늘어나 수백명이 자가격리되는 등 추가 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농촌마을은 대부분 지금도 많은 노인들이 경로당 등에서 집단생활과 활동을 하는 만큼 유사 상황들에게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지역내 집단감염 피해는 확진자 증가 외에도 최근 서울백병원 사례처럼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대구 출신이라서 진찰을 못받자 이를 숨겨 엄청난 피해를 입힌 이 사례는 규모의 차이만 있을 뿐 집단감염 지역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게다가 전국적으로 공히 개별 감염의 경로파악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 집단감염 차단으로 방역 부담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덧붙여 세계적인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는 점에서 집안의 불부터 얼른 꺼야한다. 글로벌 차단이라는 과제가 점차 다가오는 만큼 우리도 대응 태세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