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27. 덤이요!

오늘은 드디어 이번 여행의 네 번째 나라 카자흐스탄으로 간다. 옛 수도 알마티까지 갈려면 이곳 이식쿨 촐폰아타에서 비슈케크까지 4시 간, 다시 국경을 넘어서 4시간 정도. 총 8시간 이상 소요될 것 같다. 서둘러 아침을 먹고 있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사과를 주신다고 했다. 손가락 두 개를 표시했다.

사과를 마당에서 따 가지고 온 건 한 봉지 가득! 우짜지? 마음을 알기에 달랑 두 개만 들고 올 수도, 덜어서 몇 개만 가져 올 수도 없었다. 그냥 배낭에 우겨 넣고 주인 남편이 대기하고 있는 차에 올라탔다. 아주머니한테 손 흔들고 흔들고, 버스 터미널에서 또 남편한테 손 흔들고. 찡하다. 이건 완전 덤이다. 평생 남의 살만 먹고 살아 온 나는 줄 꺼 주고 받을 꺼 받으며 살았다. 가끔은 씻어서 날로 꿀꺽. 빈 몸으로 태어나 내가 준 것 보다 받고 산 게 너무도 많았다. 이 놈의 인생 자체가 덤이었다. 패밀리 게스트하우스 고맙습니다! 꾸벅! <끝>

여행작가 이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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