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장영주 화가·국학원 상임고문

중국의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 19'가 창궐(猖獗)하여 세계로 전염되고 있다.

창궐의 사전적 뜻은 '못된 세력이나 전염병 따위가 세차게 일어나 퍼짐'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웃, 친지, 가족들과 멀어지고 경제도, 사회, 국가기능과 체제마저도 무너지는 빈사의 공포를 맞게 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염병 경보단계를 6단계로 나누고 가장 치명적인 단계를 '판데믹(pandemic)'이라고 한다. 모두(pan)와 사람(demic)이 조합되어 '세계 모든 사람이 전염병에 감염'된다는 뜻이다. 1단계는 동물 사이에 한정되고 2단계는 사람들에게 약간 전염되며 3단계는 사람들 사이의 전염이 증가한 상태이다. 4단계는 전염이 급속히 퍼지는 세계적 유행병의 초기 상태이다. 5단계는 동일대륙의 최소 2개국에서 대유행이 임박한 상태이며 6단계가 바로 판데믹으로 다른 대륙의 다수국가에서도 발생한 범지구적 확산상태이다.

막강했던 몽골의 원나라가 천년 로마 제국에 비해 백년도 안 돼 속절없이 무너진 이유는 유럽의 판데믹 화에 있다. 그들이 짓밟고 지나간 실크로드를 되돌아 습격해 온 흑사병의 창궐로 경제는 무너지고 주원장을 위시하여 각지에서 민란이 일어났다. 적군의 성안으로 썪은 주검을 쏘아 세균전을 벌린 몽골군의 업보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가장 악명 높았던 판데믹은 중세 유럽 인구 1/3의 생명을 앗아간 흑사병이다. 1918년의 스페인독감은 약 2천만~5천만 명의 사망이 추정된다. 1957년의 아시아 독감은 약 100만 명, 1968년 홍콩 독감은 약 80만 명의 사망자를 냈다. WHO는 2009년 신종플루로 불린 인플루엔자에 대해서도 판데믹을 선언하였다. 빌게이츠는 인류는 핵보다 바이러스에 의해 망한다고 예고하고, 전염병 전문가 M 립시치 하버드대 교수는 세계인구의 70%가 감염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금 세계의 수많은 나라에서 미국인보다 더 자유롭게 존경받던 한국인들은 출입 거부와 손가락질을 당하고 있다. 코리아와 코로나가 동의어로 쓰이고, 중국에서는 한국인이 사는 집이라는 명패를 붙이는 등 극심한 수모와 차별을 당하고 있다. 한국의 위정자들의 막무가내 정치적인 행보가 민폐를 넘어 엄청난 국폐를 자초하였다.

그들은 인류가 죽음으로 쌓은 과학정보와 의학 전문가들의 소견과 경고를 무시하고 경시하였다. 우물쭈물 결단을 내리지 못한 나라들은 창궐과 판데믹의 공포에 빠져 경제는 물론 인간관계 파괴에 이어 미래의 희망마저 잃어가고 있다. 그러나 신속하고 냉철하게 과학적인 판단을 내린 나라들은 청정국이 되어 병마로부터 비켜 가고 있다.

그러나 대한국인(大韓國人)이 누구이던가!

수많은 날을 온몸으로 버티면서 온몸으로 막아내는 필사적인 의료진과 세계 최고의 의료기술이 있고 서로 돕는 현명한 국민들의 나라 '대한민국'이다. 그러기에 급속하게 늘어가는 확진자 수 속에서도 사망률은 오히려 낮다. 이번에는 때를 놓치지 말고 국정의 책임자는 솔직한 대국민 사과로 민심을 어루만지고, 정치권은 대동하여 의료진을 과감하게 돕고, 정부는 국민들의 크고 작은 불편을 덜어주는 빈틈없는 행정력을 펴나가자.

이 또한 지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희망은 스스로 창조하는 것이다. 화를 복으로 바꾸어 대한민국의 의료기술(K- medical)을 세계를 휩쓰는 K-drama, K-pop의 반열에 끌어 올려놓자. 그럴 때 희망은 감로수가 되어 국민을 살리고 위정자들을 향한 격앙된 국민의 지탄을 조금이라도 가라앉힐 수 있을 것이다.

장영주 화가
장영주 화가

실추된 코리아의 명예는 다시금 살아나고 우리 코리안은 지구촌 어디에서든지 대환영을 받는 존재로 우뚝 빛나 국운은 다시 비상할 것이다.

우리는 그때 비로소 봄다운 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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