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난 14~15일 공군사관학교 복지회관 앞에서 열린 '장병 위로행사' 모습. /공군사관학교 제공

코로나 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발전해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는 가운데 국내 기세 역시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첫 확진자 발생 두달여가 되면서 하향세를 보이고 있지만 신규 확진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더구나 소규모 집단감염이란 이름으로 지역내 우리 주변의 일상속에서 감염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구하기 힘들지만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등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하는데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된다. 한순간의 방심은 다된 일도 그르치기 십상이다. 하물며 국민안전과 직결된 방역인 만큼 빈틈이 있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우리 실 생활을 보면 위태로운 모습이 한둘이 아니다. 공급이 충분치 못한 마스크는 차치하더라도 거듭된 당부와 주의에도 불구하고 모임 등 단체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도 적지 않다. 대부분의 종교단체들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를 가급적 미루고 있지만 이를 거부한다고 하더라도 종교활동의 특성상 강제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당사자들은 물론 주변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이같은 행위를 방관만 할 수는 없다. 지역적 집단감염의 큰 고비는 넘긴 것으로 보이지만 긴장감을 늦추기에는 아직 이른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이정도면 괜찮겠지하는 방심(放心)에 있다. 감염병 확산에 대한 안일한 판단도 그렇지만, 발생 가능성에 대한 잘못된 판단은 대규모 감염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 나름의 기준이 있겠지만 지금 같은 위기상황이라면 모두에게 요구되는, 누구나 지켜야 할 선을 잣대로 해야 한다. '내'가 아닌 '우리'가 눈높이가 되고, 일상보다는 만약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혹시'가 '역시'가 되는 경우도 왕왕있다. '만사불여튼튼'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방심은 이 모든 것의 대척점에 있는 최악의 선택이다.

신규확진자 발생이 조금 잠잠해진 지난 14~15일 공군사관학교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휴가·외출 등이 제한된 장병과 생도를 격려하기 위한 행사가 진행된 것이다. 여기까지는 좋다. 취지도 공감이 간다. 어쩔수 없는 외부적 상황으로 인한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소하려는 노력도 높이 살 만하다. 그러나 이처럼 좋은 의도의 행사에 방심이 빈틈을 만들었다. 외부와의 접촉을 최소화해야 될 판에 영외에 사는 군 가족들이 다수 참여하고 심지어 10여명의 민간 음식업자까지 들어온 것이다.

물론 이것이 감염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부대 방침에 따라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수 외부인들의 방문이 적절했느냐는 다른 문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전군의 외박·휴가·외출을 제한한 것은 감염 가능성 때문이다. 다수가 밀집생활을 하는 특성상 방역이 한번 뚫리면 심각한 상황이 불가피해진다. 실제 외부 유입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더구나 공사는 앞서 중국방문 생도들에 대한 늑장조치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몸 조심이 결코 과하지 않은 것이다.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한 걱정을 기우(杞憂)라고 한다. 하늘이야 무너질리 없지만 방역망은 뚫릴 수 있다. 감염병은 현실이고 예외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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