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을 읽다] 조환문 청주IT과학고 교사

'온고지신'은 옛 것을 익혀서 새로운 것을 안다는 뜻이다. 공자는 '옛 것을 익히고 새로운 것을 알면 스승이 될 수 있다(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고 명확하게 정의를 했다.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무엇을 가르친다는 것은 바로 옛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혹시 옛 것이라고 해서 고려 시대, 조선 시대를 떠올릴 수도 있다.

그러나 '옛'은 바로 현재가 가버린 바로 조금 전부터 그 이전를 말한다. 어제의 경험, 지난주에 읽은 책, 작년에 갔던 여행 등도 바로 옛 것이다. 온고지신을 본받아 옛 것을 전부 익히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사람은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없어 스스로 옛 것을 모두 깨우칠 수 없다. 그러나 인류가 옛 것을 이용해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전 사람의 지식을 터득한 후 자신의 지혜를 덧붙여 새로운 지식을 계속 쌓아왔기 때문이다.

인류는 개인적으로 터득한 사소한 것도 자손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전했다. 이러한 가르침과 수많은 스승 덕에 지금의 인류가 존재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예전부터 전해오는 삶의 지혜와 윤리 등은 매우 소중하다. 그러나 지금은 이것이 고리타분한 것이라 치부될 때가 있다.

현재 기본적 인간다움에 대한 윤리가 무너지면서 사회는 여러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AI라 불리는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할 땐 더 큰 문제를 만날 것이며 그 해결책은 바로 옛 것의 지혜와 윤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지혜와 윤리는 어디에 있는가? 바로 한문에 있다. 우리 선인들은 대대로 이룩한 귀한 지혜의 말씀을 한문으로 남겨 놓았다. 한문을 공부하는 것은 한문을 해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속의 선인들의 지혜와 윤리를 자연스레 접하며 사람됨으로 채워지는 진정한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비슷한 말로 '법고창신(法古創新)'이 있다. 이 말은 '옛 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옛 것이 고루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기본 바탕이 된다는 말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전통과 역사를 알아야 한다. 또 한문을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그 뜻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한문 수업 시간에 한자와 한문은 어려운데, 왜 배워야 하냐고 물어보는 학생들이 많다. 현재 쓰지 않는 것이니까 배우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그러나 한문에는 우리에게 귀한 옛 것이 들어있다. 비단 현재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과학기술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회가 운영되는 것을 보면 과학기술이 사회를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사회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사람이고,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생각이다.

인류는 그 동안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연구하고 생각했다. 그 결과물이 유명한 한문 고전에 남아 있다. 온고지신과 법고창신도 한문으로 돼 있다.

조환문 청주IT과학고 교사
조환문 청주IT과학고 교사

한문은 복잡하고 어렵고 쓰이지도 않는 옛 것이라고 무시당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힘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선인들의 지혜와 윤리, 역사 등을 한문을 통해 배워 그것을 활용해 새로운 시대의 주역이 될 수 있다. 우리가 한문을 공부한다면 선인들이 쌓아놓은 기초를 제대로 알고, 새로운 것만 공부하다가 나중에 무너지게 되지 않고 더 새로운 것을 창안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