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명학회 창립 산파역할 연구 한계 뛰어넘어 실용화 도모

박병철 서원대 명예교수
박병철 서원대 명예교수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2017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에 선정된 '한자의 새김과 천자문(千字文)'을 출간한 서원대학교 한국어문학과 박병철 명예교수가 3년여 만에 신간 '한국지명의 단면과 전망'을 출간했다.

한국지명학회 창립의 산파역을 담당했던 박 교수는 이론 탐구에만 몰입해 온 지명 연구의 한계를 뛰어넘어 실용화를 도모했다. '과학적으로 연구된 학술적 가치가 있는 이론 확립', '합리적인 실용화'가 박 교수가 추구해 온 지명 연구의 태도이다. 그렇게 해야만 우리 지명의 미래가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번 저서에서는 고대는 물론 중·근세의 지명과 오늘날의 신생 도시명칭, 도로명 그리고 고속철도 역사 명칭에 이르기까지 논의의 대상이 됐다.

박병철 저 한국지명의 단면과 전망.
박병철 저 한국지명의 단면과 전망.

942페이지에 이르는 '한국지명의 단면과 전망'은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제1부에서는 우리나라에서의 지명 연구 역사와 지리지 편찬에 대해 논의했다. 지명연구사는 역사문헌자료를 대상으로 한 것과 조사자료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나누어 주로 언어학적 측면에서 논의된 성과를 논의했다. 그리고 '삼국사기(三國史記)' '지리지(地理志)'에서부터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에서의 지리지 편찬과 각 시기별 지리지에 올라 있는 지명의 특징에 대해 논의했다.

제2부에서는 원초형인 고유어지명을 바탕으로 한자 표기가 이루어지는 방식과 이들 대립쌍 간의 경쟁, 변천, 공존 등의 문제를 다뤘다. 이러한 문제를 동리명을 중심으로 살피기도 하고, 특이한 개별 지명을 대상으로 탐구하기도 했다. 원초형인 고유어지명의 한자어화는 한국지명이 지닌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탐구 결과는 옛 지명을 복원하거나 새로운 지명을 명명할 때 이론적인 기초로 삼을 수 있다.

제3부에서는 지명어가 지니는 가치를 비롯해 새주소 체계 도입을 위한 도로명 부여 사업과 국어 문제, 행정중심복합도시와 고속철도 역명 제정의 경과와 전망 등을 논의했다. 지명과 관련된 실용화의 문제를 다룬 것인데, 바람직한 도로명 부여는 관련 부처에서 현재도 고민하고 있는 문제이다. 또한 혁신도시를 비롯한 새로운 도시의 건설과 함께 그 명칭 부여에 대한 합리적인 방안도 탐색했다.

한국지명학회장, 국어사학회장을 지낸 박병철 명예교수는 국토교통부 국가지명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국어심의회 등의 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지명학회, 국어사학회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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