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열고 발로 뛴 '상식' 생활정치 공간 열었다

[중부매일 장병갑 기자] 지방자치의 시작은 곧 지방의회의 시작과 같다.

지방자치 없는 지방의회, 지방의회 없는 지방자치는 생각할 수도 없다.

특히 지방의회는 지방자치와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말들을 한다.

초기 많은 시행착오와 우여곡절을 겪은 충북도의회가 제자리를 찾아가려는 부단한 노력으로 지방정부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도의회와 충북도, 도의회와 도민들 간 소통의 산파역할을 하고 있는 이상식 충북도의회 대변인을 만나 대변인으로서의 역할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대학 시절 학생운동을 했던 이 대변인은 1995년 대학을 졸업했지만 처음부터 정치권에 뛰어들지 않았다.

"당시 정치에 대한 혐오가 조금 있었고 학생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정치에 비관적이었다. 또 학생운동을 했던 사람이 정치권에 들어가면 변했다는 오해를 받을 시기였다."

책을 좋아했던 이 대변인은 졸업 후 3년 간 도서유통 사업을 했다.

그랬던 이 대변인 정치를 하도록 마음을 바꾼 이가 바로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다.

"노 실장이 '학생운동, 사회운동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제도를 바꿀 수 있는 정치운동이 필요할 때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에 저도 동의를 했다. 그래서 노 실장과 함께 정치를 시작하게 됐다."

첫 시작은 쉽지 않았다. 1999년 노 실장과 함께 정치를 시작, 이듬해인 2000년 노 실장이 총선에 출마했지만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낙선했지만 2004년 선거를 위해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얘기를 듣기 위해 지역구를 누볐다. 지역 현안에 대해서도 더 많이 상의했다. 생각해 보면 지방의원을 하고 있는 지금보다 그때 만난 지역민이 더 많았던 거 같다. 그렇게 준비했기 때문에 노 실장도 당선됐다고 생각한다."

지난 6·13지방선거를 통해 충북도의원에 당선된 이 대변인은 이제 자신만의 색깔로 정치를 시작하고 있다.

특히 11대 충북도의회 전반기 대변인을 맡으며 의회의 '입'으로서의 맹활약하고 있다.

이 대변인은 자신의 역할이 의회와 도민의 연결해 주는 '가교'란다.

"대변인은 의회와 도민을 연결해 주는 가교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의회가 어떤 일들을 했다는 정보를, 사실을 도민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역할이다. 또 도민들의 생각이 언론을 통해 표출되는데 그때마다 적절하게 수집하고 대안을 다른 의원들과 찾아보는 역할을 한다. 미흡하지만 그러한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대변인의 고유의 역할, 그리고 순기능적 역할을 잘 수행하면서 전반기 남은 기간 잘 마무리하겠다."

오는 6월 말이면 11대 의회 전반기가 마무리된다.

이 대변인은 충북도의회가 도민들이 (의회에) 동의할 수 있도록 수준을 높였다고 자부했다.

이 대변인이 가장 높게 평가한 부분이 바로 국외공무출장과 윤리특위 징계부분 강화 등 제도개선이다.

"지방의회를 볼 때 부정적 이미지가 많다. 저 또한 그랬다. 막상 들어와 직접 활동해 보니 11대 의원 개개인이 너무 열정적이고 잘하고 있다. 특히 도민들의 눈높이에 맞게 변해야 한다는 자기혁신이 잘 이뤄졌다. 이를 통해 우리 스스로를 다잡을 수 있는 제도개선이 많이 이뤄졌다."

보좌관에서 정치인으로서 홀로서기를 하고 있는 이 대변인은 그 만큼 책임감도, 부담감도 높아졌다.

"보좌관 활동을 할 때는 제가 사안에 대해 결정을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많은 의견을 제시하지만 결정의 책임이 전적으로 있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정치인 개인이기 때문에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이런 것에 대한 책임감, 부담감은 존재한다."

책임감과 부담감은 주변 동료나 지역의 유권자들을 만나 상의하며 이겨낸다.

혼자만의 판단은 자칫 오류를 범할 수 있기 때문에 결정은 혼자 하더라도 다양하고 많은 의견을 듣고 결정한다.

이 것이 올바르고 오점 없이 결정을 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치인으로서의 이 대변인은 이제 시작이다.

그러나 큰 정치적 꿈을 생각하기보다 현재에 충실한 것이 더 중요하단다.

"정치에 발을 들여 놓고 나니 다른 사람들은 더 큰 정치적 야망들을 많이 말한다. 저는 그렇지 않다. 도의원이라고 하면 도민들의 권력을 투표를 통해 4년간 위임 받은 것이다. 대한민국의 권력을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 권력의 핵심은 투표다. 그 권력을 그 시간동안 충실하게 사용해야 한다. 그래서 현 시대에 주어진 책임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 일단 첫 번째 목표다. 다음 일은 그 다음에 생각할 문제다."

그래서 이 대변인 카카오톡 문구는 '내일 일은 난 몰라요 하루하루 살아요'다.

"오늘 하루를 충실하게 살자는 말이다. 이번에 맡겨진 4년, 4년간 도의원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 그 다음을 생각할 것은 없다. 생활의 실천적 의지다."

이러한 생각에 따라 이 대변인의 좌우명도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자'다.

"시간은 버리는 것이 아니라 쓰는 것이다.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후회하지 않을 시간을 쓰자는 것으로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최선을 다하자'라는 말도 될 수 있고 조금이라도 다른 생각이 아니라 올곧은 생각, 즉 초심을 지키자는 생각들이 내포돼 있다"

21대 총선이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방의원 출신이 본선무대에 단 한명도 진출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 대변인은 지방의원 스스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권자들의 동의수준을 높일 수 있는 지방의원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자치, 지방분권이 중요하다는 인식은 같이 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앙정치의 지도층에서는 지방의회 출신의 국회진출 진입장벽을 상당히 높여 놓고 있다. 중앙정치권의 안일한 생각이 분명히 있다. 지방분권시대에는 현장에 있던 지방전문가가 국회에 가서 분권에 맞는 제도를 개선하고 보완해야 하는 것이 맞다. 지방의원의 고정화된 인식이 아니라 저 사람은 다른 것을 맡겨도 충분히 일을 할 수 있다는 유권자의 동의수준을 높여야 한다. 이것이 자기 혁신이고 역량강화다."

이 대변인은 도민들에게 도의회를 애정 어린 눈으로 봐 달라고 당부한다.

"지방의회가 무엇을 하는지 도민들께서 아직도 잘 모르시는 것 같다. 그 책임은 의회의 주체인 도의원들에게 있다. 지방의회는 내 생활에 인접해 있는 생활정치의 공간이다. 앞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시면 지역의 현안에 대해 좋은 결론들을 찾아 갈 수 있을 것이다 도의회는 더 열심히 해야 할 것이고 도민들도 지금보다 더 큰 관심과 사랑, 애정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