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서병철 기자] 제천이 고향인 90대 고령의 출향인이 '이름을 밝히지 말라'며 1억원의 장학금을 쾌척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제천시는 인천에 거주하는 이모(90)옹이 지난 17일 제천시 인재육성재단을 방문해 장학금을 전달했다고 22일 밝혔다.

기탁한 장학금은 최근 본인 소유의 산을 매각하면서 받은 대금 일부이다.

이 옹은 사진촬영과 기탁식 등을 사양한 채 "지역사회에는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그는 "제천에서 중학교를 마치고 고향을 떠나 객지생활을 하며 늘 고향 제천을 걱정하면서 살아왔다"며 "세상을 떠나기 전 고향인 제천의 어려운 청소년들이 학업을 이어 나가는데 도움이 되고자 장학금을 기탁하게 됐다"고 밝혔다.

과거에 이어오던 기부를 생활형편이 나빠져 중단하게 돼 마음이 좋지 않았다는 뜻도 전해 주위에 감동을 주고 있다.

이 옹은 2016년부터 2018년 7월까지 일정액의 장학금을 꾸준히 기부했다.

지난해 여름에는 자식들과 함께 제천시 인재육성재단 사무국에 들러 직원들을 격려하는 등 각별한 고향사랑으로, 지역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어르신의 고귀한 뜻을 받들어 제천의 미래인 인재양성을 위해 소중하게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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