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이 후임총리에 자민련 이한동총재를 지명한 것은 무엇보다 자민련과의 공조복원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일단 김종필명예총재가 이를 수락함으로써 양당간 관계가 공조복원의 수순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한광옥비서실장이 이총재 지명사실 발표를 통해 『김대통령의 공조복원의지를 김명예총재에게 전했으며 김명예총재가 이총재를 추천했다』고 밝히면서 김명예총재가 사실상 공조복원을 수용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이에따라 민주당과 자민련간의 공조복원은 이총리 지명자를 중심으로 새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이총리도 자신의 가치를 극대화하기위해 양당 공조복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런 수순이 곧바로 공조복원 성사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우선 『총리추천과 공조복원은 별개』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자민련 내부반발을 잠재우고 「정계개편의 시도」로 보는 한나라당의 반발을 극복해야만 한다.

특히 김명예총재로서는 자민련의 생존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대전제를 성취하기 위해 순순히 공조복원의 수순을 걷지 않을 것이 분명하며 결국 양당간의 본격적인 공조복원은 자민련의 사활이 걸려 있는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매듭지어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민련과의 공조복원이 시간이 지날수록 해결될 것으로 보이는 반면 한나라당과의 관계는 갈수록 꼬이는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먼저 이총리 지명과 더불어 호남권 무소속당선자 4명이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자민련과의 공조복원이 이뤄질 경우 여권은 국회내 1백36석(민주당 119+자민련 17)을 확보하게 됐다. 이는 한나라당보다 3석이나 많은 것으로 정국주도권을 다시 잡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한국신당, 민국당 당선자들도 친여성향을 보이고 있어 이들의 연대나 협조 가능성을 고려하면 여소야대의 선거결과가 뒤집어지는 것이다.

이에따라 한나라당이 총리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문제를 고리로 민주당과 자민련간의 공조복원에 제동을 걸겄으로 예상되며 총리 인준이 상당기간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김대통령이 선택한 「이총리카드」는 정국의 정면돌파와 주도권 장악이라는 성과와 함께 정치구도가 자민련과의 공조복원, 야당과의 대립이라는 16대총선전으로 되돌아가 정국경색의 결과가 빚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