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환경] 남윤희 충북도자연과학교육원 교육연구사
전 세계 사람들은 몇 단계를 거치면 서로 연결돼 있을까? 케빈 베이컨의 법칙에 따르면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6단계를 거치면 서로 아는 사이가 될 수 있다고 한다. 페이스북으로 이제는 4단계 이하로 줄어들었다고 하니 지구 마을이라는 용어가 어색하지 않다. 우리는 그 속에 살고 있는 지구 시민이다. 더구나 요즘 우리는 코로나19로 대한민국이, 그리고 지구가 서로 연결돼 있음을 확실하게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아프리카까지 퍼져 WHO에서는 팬데믹(전염병 최고 단계 6등급, 감염병 세계적 유행)을 선언하는 상황이 됐다. 환경의 중요한 특성 중 하나인 상호 관련성을 생각해보면 코로나19라는 하나의 대상과 연결된 것은 질병 체계 뿐 아니라 경제, 사회, 환경, 문화, 교육 등 지구 마을 전체 시스템에 영향을 주고 있고 이를 뉴스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앞으로 기후 변화로 인해 전염병이 더 많은 빈도로 나타날 것이라고 하니 걱정이 크다. 그러면 전염병과 다르게 서로 연결돼 있는 전 세계 사람들이 동시에 좋은 에너지를 만들 수는 없을까? 3월 지구 시민으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일이 있다. 바로 지구촌 불끄기 운동, 지구를 위한 한 시간(Earth Hour)이다. 지구를 위한 한 시간은 야간 조명으로 인한 에너지를 줄이고 지구에 휴식을 주기 위해 2007년 호주에서 시작돼 2019년 188개국이 참여한 국제적인 행사이다.
누구나 매년 3월 마지막 토요일 오후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하루 한 시간 불을 끄는 행동으로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겨우 한 시간 전등을 끄는 것이 정말 지구에 도움을 주는지 의문이 생기는데, 실제로 우리 집 전등을 밝히는 데 쓰이는 전기는 많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전기를 만들어내고, 각 가정이나 건물로 보내는데 더 많은 에너지가 든다. 전등을 하나 끈다는 것은 그 모든 과정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이고, 지구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갖자는 의지를 다지는 행동이기도 하다. 우리 집 하나의 전등이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함께 실천하면 많은 에너지가 절약되는데, 2014년 서울시에서는 이 행사에서 참여해 20여억원을 절약했고, 2016년 한국에서만 112만 그루의 소나무를 심은 효과를 냈다고 한다. 이런 에너지 절감은 석탄발전소를 덜 움직이게 해 미세먼지도 줄이고, 핵발전소도 덜 가동해 위험성도 줄일 수 있으니 일석삼조가 아닌가? 우리는 서로 그물망처럼 연결돼 있는 존재이며,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지구 생태계의 일원이다. 나 혼자의 편리와 행복이 아니라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함께 행동해 보자. 2020년 3월 28일 토요일 저녁 8시 30분, 함께 지구 시민으로 지구를 위한 한 시간을 함께 실천해보면 어떨까?
가족들과 전등 대신 촛불을 켜고 1시간 보내며 SNS로 활동을 공유해 4단계로 연결된 지구 시민들이 지구 마을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음을 서로 확인해보자(#earthhour, #지구를위한한시간, #지구촌불끄기).
지구 시민이 되는 일은 어렵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