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지만 부족함 채우는 시간으로 삼을 것"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앞으로 1년 부족함 채우는 시간으로 소중히 쓰겠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2020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됐다. 이에 올림픽을 준비하던 최경선, 한미진, 고승환 선수는 아쉬움을 토로하기보다는 '1년의 시간이 더 생겼다'며 다시 한 번 운동화 끈을 동여맸다. 이들 모두 '코로나로 힘겨운 국민들에게 힘이 되겠다'며 앞으로 1년 더 굵은 땀방울을 흘리겠다는 각오다.

 

▶여자 마라톤 간판스타 '최경선'

최경선 선수
최경선

여자 마라톤 간판스타 최경선(제천시청)은 올림픽 연기가 누구보다 더 아쉽다. 지난달 2일 일본 카가와 마루현에서 열린 '제74회 국제하프마라톤대회'에서 1시간 8분 35초의 기록으로 한국신기록을 달성하는 등 최근 컨디션이 그 어느 때보다 좋았기 때문이다.

예정대로 대회 일정이 진행됐다면 최 선수는 3월 22일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새로운 한국신기록에 도전할 계획이었다. 또 4월 17일 군산마라톤대회를 통해 도쿄올림픽 출전 전 마지막 점검을 한 후, 목표기록을 세우려 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두 대회 모두 취소됐다. 이후 올림픽도 1년 연기됐다.

최 선수는 "올림픽 금메달, 한국신기록을 목표로 달려왔는데 맥이 빠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부족한 스피드를 강화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년의 준비기간이 늘어난 것에 대해서는 "평생을 관리하는 마라톤 선수들에게는 혹독한 훈련이 익숙하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최 선수는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출국길이 막히면서 당분간 국내 대회를 활용한 훈련에 나선다. 우선 6월로 예정된 충북도지사기차지 역전마라톤대회를 통해 실전감각을 끌어 올린 후, 도쿄올림픽 일정에 맞춰 추가 대회출전 여부를 결정한다.

최 선수는 "코로나19가 빨리 사라져서 시합을 뛰고 싶은 마음 뿐"이라며 "내년에 열리는 올림픽서 반드시 금메달을 국민 여러분께 선물하겠다"고 다짐했다.


▶유도 절대강자 '한미진'

한미진 선수
한미진

한미진은 유도 여자 +78㎏급 절대강자로 이름을 알리고 있었기에 아쉬움이 크다. 한 선수는 이미 지난해 나폴리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와 국제유도연맹 아부다비 그랜드슬램에서 연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정점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었기에 그 누구보다 이번 올림픽에 자신이 있었다.

한 선수는 "모든 성적이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국제대회 우승이라는 값진 경험을 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었는데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불확실해 지면서 의욕도 없고 허무한 마음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공식 연기발표 후에는 발상을 전환해 1년의 시간이 더 생겼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한 가지 걱정이 있다면 피·땀 흘려 쌓은 올림픽 출전 랭킹포인트다. 2021년 올림픽이 개최되면 전년도 대회에서 획득한 점수반영 비율이 절반으로 깎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선수는 "지난해부터 쌓아온 (올림픽 출전 및 국내 선발전)랭킹포인트가 해가 넘어가면 규정상 반 토막 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 선수 등은 현재 국제유도연맹의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

한 선수는 "지난 2018년 충북에 온 이후 경기력도 올라오고 좋은 일만 생기고 있다"며 "충북도민의 애정 어린 응원을 받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200m·400mR 기대주 '고승환'

고승환

200m가 주종목인 고승환(진천군청)은 지난해 1월부터 400m 계주 국가대표팀에 합류, 두 종목 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위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고 선수는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각종 대회를 준비하던 중 코로나19가 터졌다"며 "각종 해외 대회가 취소돼 아쉬운 마음"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현재 고 선수를 비롯한 단거리 종목 선수들은 제주도에 캠프를 차리고 맹훈련 중이다. 이어 "불확실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부상 없이 스스로 잘 준비한다면 수개월 후부터 다시 시작되는 올림픽 출전권 획득 레이스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올림픽은 1년 연기되면서 꿈의 무대에 대한 기대감은 한층 더 커졌다.

고 선수는 "순위를 떠나 세계에서 가장 큰 무대에서 제 기량을 온전히 보여주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한국 육상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동안 후회 없는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고 선수는 "진천군청에 둥지를 틀고 이시종 충북지사와 송기섭 진천군수, 윤현우 충북체육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분들의 과분한 지원을 받고 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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