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안성수 경제부

완연한 '봄'이 왔다. 거리 곳곳에 개나리와 진달래가 자신의 빛깔을 뽐내며 봄을 알린다.

그러나 시민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두 달째 자유로운 외출도, 외식 한 번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시민들은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지난 주말 교외를 다녀왔다는 나들이객들의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 연이은 개학 연기, 재택근무 등으로 답답함을 이기지 못한 시민들이 너도나도 차를 끌고 교외로 향한 것이다.

이는 감염병 확산 못지 않게 퍼지고 있는 '코로나블루(코로나 우울증)'로 인한 현상이다. '코로나블루'란 코로나19와 '우울함(Blue)'의 합성어로, 전염병 전파에 따른 사회활동 위축으로 나타나는 우울감을 이르는 용어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다음달 5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외부활동 자제를 이끌기 위한 것이지만 시민들의 피로감은 코로나19 공포심을 결국 넘어섰다.

시내권 내 쇼핑 거리와 상점가, 극장가는 텅 빈 반면 감염 우려가 적은 외부에 나들이객이 붐빈다. 이들은 대부분 산이나 공원, 강과 바다 등 관광지를 찾고 있다.

보은 속리산만 해도 지난 주말 방문객이 5만명을 넘어섰다. 주말 내내 들어온 차량만 2만5천대가 넘는다. 이에 자원봉사자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속리산버스터미널 앞에서 방문객을 대상으로 발열체크와 예방수칙을 홍보하며 확산 방지 노력을 기울였다.

각 지자체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봄 축제 등 행사를 취소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지친 나들이객의 발걸음을 막기엔 역부족인 듯 하다.

안성수 경제부 기자
안성수 경제부 기자

그렇다면 이제는 야외에서도 예방을 위한 시민들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교외에 나선 시민 중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들이 종종 보인다. 야외활동이 불가피하다면 최소한 2m이상 거리를 유지하고 마스크를 꼭 착용하자. 아직 갈길이 먼 만큼 어쩔 수 없더라도 최소한의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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