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코로나19(COVID19)가 세계적 대유행(pandemic)으로 번지며 세상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한 지 두달이 넘었다. 방역도 그렇지만 어렵다는 경제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상황이다. 시장에 사람들이 나와야 하는데 발길이 뜸하다. 최소한의 보호막이라 할 수 있는 마스크조차 5부제로 주당 한번, 2장씩 구입할 수 있지만 여전히 줄을 서야하고 동나서 허탕을 치기도 한다. 또한 노부모나 자녀 것 구입을 위해 주민등록등본을 들고 출생년도에 맞춰야 단 두 장을 살 수 있는 상황을 상상이나 했겠는가.

대구지역에서 집단적으로 확진자가 폭증하여 우리를 공포에 몰아넣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의료진의 헌신과 노고가 돋보이고 검사와 치료에 이르는 의료체계의 신속한 대응이 그나마 다행스러운 위안이 되고 있다. 물론 정치권은 이 와중에도 아전인수격으로 자화자찬하거나 서로를 비방하고 있다. 마스크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코로나19 관련 물품들은 구하기조차 어렵다. 이런 어려움을 틈타 한몫 챙기려는 사람들이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수사기관이 마스크 사재기 강제수사에 들어가 압수수색을 하기도 했다. 매점매석에 나선 중국인 일당이 검거되었고 짝퉁 마스크까지 등장했다.

이런 혼란을 불식시킬 수 있는 사람들이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상황은 의료 전문가의 합리적 상황판단을 존중해야 한다. 전문가는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일관성 있고 합리적인 상황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 판단이 결과적으로 적절하지 않았다 해도 일관성과 합리성을 갖고 있었기에 적절하지 않은 결과에 대해서 역추적하여 수정할 수 있고 향후 대처에 훨씬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전문가가 필요한 것이다. 그들은 의사결정 구조에서 상황의 전후좌우를 고려하여 판단을 내리는 데는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결국 결정권을 가진 자가 전문가의 판단을 존중한 결정을 내리고 속히 집행하는 것이 그의 몫이 되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사태만 보더라도 정치권의 이해관계를 따지며 내려진 판단이 결국 혼란을 가중시킨 꼴이고 의료인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그나마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의 확산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 아닌가. 언제나 위기에서 나라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내는 필부의 지혜가 모아져 합리적 판단이 되는 전문가 집단인 국민이 그들 의료인에게 찬사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보호 마스크를 사기위해 줄을 서지만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사재기하진 않는다. 오히려 소위 선진국이라는 나라에서 벌어진 사재기로 물건이 텅 빈 판매대 사진이 뉴스를 탄다. 언제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국민이다. 이순신 장군이 활약한 임진왜란에도 그랬고 일제 강점기의 혹독한 시련 속에서도 장삼이사가 일어섰지 않았는가. 1997년 외환위기가 닥쳤을 때도 정부의 외환관리정책의 미숙과 실패가 원인이었지만 온 국민이 나서서 어려움을 극복하지 않았던가. 국민을 편가르려는 정치권의 못된 꼬드김에 속지 말아야 한다. 지금은 누구를 탓할 때가 아니다. 우선 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벗어나야 할 때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야 한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는 감염성이 아주 높다. 잠복기가 14일로 알려져 있으므로 사람들이 모이는 일을 피하도록 해야 한다. 관공서와 공공기관이 솔선수범하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코로나 사태의 빠른 종식만이 우리 모두를 살리는 길이기에 그렇다. 그래야 서민 경제도 살아난다.

우리 국민은 집단 판단의 합리적 전문가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이번의 위기도 슬기롭게 이겨내는 국민이 될 것이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우리의 전문가적 판단을 믿고 살아간다. 대한민국 국민,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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