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한태선, 박상돈, 전옥균 후보.
왼쪽부터 한태선, 박상돈, 전옥균 후보.

[중부매일 유창림 기자]21대 총선과 함께 천안에서는 임기 2년의 시장을 뽑는다. 구본영 전 천안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지난해 11월 14일 시장직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2018년 6.13 지방선거에 앞서 천안 전역에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후보였던 구본영 전 천안시장에 대한 현수막이 내걸렸다. 현수막에는 '구본영 뇌물수수 혐의 검찰 기소 6월 20일 재판'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현수막은 상대 후보였던 자유한국당 박상돈 후보가 내걸었던 것이다.

이 당시 시민사회단체가 구 후보에 대한 공천을 문제 삼았고 박 후보는 '구본영 당선은 보궐선거로 이어진다'는 취지의 선거 전략을 세웠던 것이다. 선거 전략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보궐선거는 실제 2년 만에 현실이 됐다.

이번 보궐선거도 2년 전과 마찬가지로 각 후보의 정책 보다는 당이 선택한 후보를 지지하느냐와 시정 운영을 할 자격이 있느냐의 선택으로 압축될 공산이 크다.

진보성향이 강한 천안은 민주당의 텃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직전까지 천안시장과 국회의원 3개 지역구, 충남도의원 9개 지역구를 모두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다. 선거지형으로만 보면 민주당 후보가 곧 당선이라는 공식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곳이 천안이다.

이 같은 텃밭에 민주당은 한태선(55) 전 청와대 행정관을 경선을 통해 후보로 확정했다. 보궐선거 원인 제공 정당 후보라는 꼬리표 외에 한 후보에게는 결정적인 아킬레스건이 있다. 선출직 공직자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는 음주운전 3회 전력이다.

한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전문위원이었던 2002년 8월 9일과 11월 14일 2회에 걸쳐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됐다. 이후 노무현 대통령 서거 직후인 2009년 7월 7일 또 다시 음주운전으로 벌금을 내는 신세가 됐다.

한 후보는 국회의원과 시장 선거 등에 출사표를 던질 때마다 음주운전 3회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2016년 총선을 제외하고는 본선에 진출하지 못해 사실상 이번이 천안시민들로부터 심판을 받는 첫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는 남산초와 천안북중과 천안고를 졸업했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제학석사로 경제분야에 능통하다.

한 후보를 상대로 2년간 절치부심한 미래통합당 박상돈(70) 후보가 도전한다. 열린우리당, 자유선진당, 미래통합당까지 박 후보의 정당 이력은 충남의 정치역사처럼 깔끔하지만은 않다.

청와대 행정관 출신인 박 후보는 임명직이었던 아산군수, 대천시장, 서산시장 등을 거쳐 17대, 18대에서는 천안을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등 광폭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2010년 돌연 국회의원을 그만두고 도지사에 도전했다가 박 후보의 스텝은 꼬이기 시작했다. 2010년 도지사 선거 2위, 19대에 자신의 지역구였던 천안을 국회의원에 도전했다가 3위, 2018년 천안시장 선거 2위 등 그 사이 10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났다. 자연스럽게 박 후보는 고령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다. 특히 보궐선거 특성상 6년을 내다봐야함에 따라 유권자들에게 그의 나이가 부정적 선택 요소로 작용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육사출신의 박 후보의 최종 학력은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석사다. 자타공인 박 후보는 행정의 달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소정초, 천안중, 대전고를 졸업했으며,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공직선거법 위반 등 2건의 전과가 있다.

무소속으로는 전옥균(51) 무료법률상담 소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전 후보는 출마와 함께 "천안의 경제가 시민 피 말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경제 재난에는 과감한 시장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시장은 서비스직으로 헌법에서도 명령하고 있는 바, 시민들이 원하는 재난기본소득 지급 등 선제적이고 과감한 행정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전 후보는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전과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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