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배려하기'는 어떨까
'사회적 배려하기'는 어떨까
  • 중부매일
  • 승인 2020.03.2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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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칼럼] 이민우 편집국장

사상 최초의 '4월 개학'이 현실화됐다. 프로야구 시즌 개막이 연기된 것도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일본 도쿄 올림픽 개최도 1년 연기돼 7조원대의 유지·관리비가 더 소요될 전망이며, 124년 올림픽 역사상 처음이다. 이 모두가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를 강타 중인 코로나19탓이다. 이번 사태로 아이들을 위한 시설들은 무기한 휴관인 상황이다. 학교도 갈 수 없고 학원도 쉬는 곳이 많고 지역아동센터, 청소년문화의집 등 청소년이용시설 뿐 아니라 도서관도 휴관이다.

일선 학교는 고요함과 적막감이 상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들을 기다리는 책상은 주인을 잃어버린 우산처럼 처량하다.

집에 있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부모들의 마음은 걱정거리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집이 PC방이 되었다느니 손에서 휴대폰을 놓지 않는다느니 친구들과 카톡만 한다며 아이들과 한창 입씨름을 벌이고 있다. 부모는 출근할 때 가정에 있는 자녀에게 늘상 하는 말이 있다. '밥 잘 차려 먹어라', '컴퓨터 조금만 해라' 하는 말이다. 비판과 부정의 말보다는 우리 자녀들이 해낼 수 있는 기대와 믿음의 말을 해 주면 자녀와의 신뢰는 더욱 깊어질 것이다. 개학을 하려면 아직도 1주나 남았다. 빈 교실이 얼른 '재잘재잘' 수다떠는 아이들로 채워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경제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신음하고 있다. 생산·소비·금융은 더뎌지거나 뚝 떨어지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엄습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공급망을 바탕으로 서로 얽혀 있어 코로나19가 잡히지 않는 한 경기 활성화를 기대하긴 어렵다.

코로나19 여파의 흔한 풍경 중 하나는 '마스크 대란'이다. 바이러스 확산으로 마스크가 품절되면서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약국 앞에서의 줄서기가 일상화되고 있이다. 심지어 옆집에 마스크를 선물하면 삼겹살을 보내줄 정도로 '마스크 화폐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때문인지 사람과의 접촉이 부쩍 줄어들고 있다. 저녁이나 주말에는 더욱 한가로운 모습이다. 저녁과 주말 식당가는 코로나19가 퍼진 이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 한산하지만 의외로 빈 자리가 없는 식당의 모습도 보인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강제성이 없는 만큼 이는 어디까지나 자발적 행동에서 비롯된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이 코로나19 확진 환자의 동선에 민감하다. 남다른 감염속도를 보이는 전염병에 대한 공포가 겹쳐 나와 다른 행동을 보인 이들에게 적대적 시선을 보내는 것이다. 정상적인 현대 사회인은 누구나 사회적 관계를 맺고 살아가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실 현대사회에서 성공하기 쉽지 않은 운동이다. 특히 '정'(情)으로 대변되는 한국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또한 상호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경제활동 체제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곧 소상공인들과 경제 활동에 치명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 속도와 치료 방법이 없는 현실을 돌아볼 때 사회적 거리두기 외 발병을 막을 뾰족한 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민우 부국장겸 사회·경제부장
이민우 부국장겸 사회·경제부장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캠페인을 '사회적 배려하기'로 바꾸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19가 전염병이라는 특성 때문인지 요즘 사회적 성향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자신과 다른 행동과 생각을 보인 이들을 혐오하는 풍토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비난과 혐오'가 아닌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다. 문제는 이 사태가 언제 끝날지, 그 여파가 어디까지 갈지 아무도 모른다는데 있다. 정말 끔찍하고 무섭다. 만약 최악의 상황에 놓이더라도 우왕좌왕하지 않도록 정부와 관할당국의 보다 철저한 지침과 대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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