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원 감축에 신입도 안뽑아… 꽉 닫힌 취업문

고용대란 속에서 지난 9월 열린 '2018 충북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 모습. / 중부매일DB<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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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올해 상반기 '취뽀(취업뽀개기)' 해야 하는데 앞이 캄캄하네요."

취업준비생 A(27·여)씨는 코로나19 여파로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지난해부터 목표했던 기업의 상반기 공채일정이 현재까지 결정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녀는 올해 상반기 취업 목표로 각종 자격증 시험을 준비해 왔으나 29일 예정됐던 토익시험이 취소되면서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 A씨는 토익 점수 유효기간이 지난해 말 만료됨에 따라 새로 갱신해야 하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 잇따라 각종 자격증 시험이 취소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A씨는 "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이 상반기 신입공채에 나서지 않거나 일정을 미루는 등 취업시장의 문이 역대급으로 좁아졌다"며 "최근에는 토익점수를 잘 보지 않는다지만 유효기간 만료로 기본 점수 조차 인정받지 못한다면 큰 불이익이 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올해 취업 성공을 목표로 모든 준비를 마칠 예정이었으나 물거품이 됐다"고 덧붙였다.

청주 흥덕구의 한 식당에서 근무했던 B(28)씨 역시 고민이 깊다. 그는 최근까지 근무했던 식당이 최근 코로나19의 여파에 따른 경영악화로 종업원 수를 줄이면서 퇴직하게 됐다. 갑작스러운 퇴직으로 새 일자리를 알아봐야 하지만 당장 마땅한 일자리를 구할 수 없어 고용복지센터를 찾아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B씨는 "갑작스런 퇴직으로 월세, 식비, 휴대전화 통신료 등 당장 생계비가 걱정"이라며 "당장 일할 자리를 구할 수 없어 실업급여 등 지원제도를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고용시장에 먹구름이 끼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등의 이유로 기업들이 상반기 공채일정을 경정하지 않거나 연기하는 등 고용시장이 크게 위축됐다.

30일 취업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3월 2째주까지 주간 채용 공고를 분석한 결과 공고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고용 한파는 신입 채용에서 두드러졌다. 이 기간 경력사원 채용 공고 수는 7.2% 감소했지만, 신입사원 채용 공고는 17.3% 줄었다.

코로나19 위기대응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된 지난달 마지막 주 이후에는 전체 채용공고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8% 줄었다. 경력 채용공고는 24.8%, 신입 채용공고는 35.3% 각각 감소했다.

여기에 충북도내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들이 경영악화로 인원감축을 비롯해 잠정 휴업에 들어가면서 도내 일시휴직자도 크게 증가했다.

통계청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충북의 2월 일시휴직자는 2만3천명으로 지난해 대비 9천명(63.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시휴직자는 일시적인 질병이나 사고, 연가, 교육 등으로 일하지 못하지만 복귀가 확신해 취업자해 포함되는 인원이다.

더구나 위축된 고용시장에 영향으로 도내 실업급여 신청 건수도 폭주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에 따르면 도내 실업급여 지급건수는 3만5천254건으로 액수만 466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건수는 11%, 액수는 21% 증가한 셈이다.

지역 경제계 한 인사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도내 기업을 비롯해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경제상황이 무너지고 있다"라며 "이는 지역의 일자리 문제, 즉 고용시장의 큰 한파가 찾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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