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유창림 부장·천안주재

[중부매일 유창림 기자]더불어민주당 한태선 후보의 음주운전 전력이 천안시장 보궐선거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시장후보에 음주운전 3회 전과자가 웬 말입니까?'라는 제목으로 "후보를 취소해 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자신을 천안 거주 대학생이라고 소개한 이 청원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음주운전은 실수 아닌 살인"이라고 한 말을 인용하며 "천안시민을 얼마나 무시하면 이런 사람을 내세워 표를 구걸하냐"는 다소 과격한 표현을 쓰기도 했다.

이 같은 글이 올라오자 한태선 지지층 사이에서 배후로 박상돈 후보 측을 지목하고 나섰고, 이에 박 후보 측은 관련성이 없음을 강조하며 법적대응까지 거론하는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칫 천안시장 보궐선거가 후보들의 여러 장단점의 검증은 뒤로 밀린 채 음주운전이라는 화두에서 벗어나지 못할 상황이다.

지난 26일 올라온 해당 청원은 30일 현재 1천60여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몇 명의 동의를 얻든 경선을 뚫고 후보가 된 한태선 후보를 어찌할 수는 없다.

한 후보는 10여년 전 이뤄진 음주운전에 대한 사죄의 방안으로 다양한 형태의 봉사활동을 해왔다. 또 술을 멀리하며 스스로를 단속했다. 입버릇처럼 "반성하고 후회한다"고 했다.

한 후보의 반성에 대한 진정성 판단은 오로지 유권자의 몫이다. 진정성을 인정하고 그를 평가해 표를 줄지 결정하는 것도 유권자의 몫이다. 반대로 누군가 이 음주운전 전력을 선택의 중요 요소로 판단한다고 해서 비난할 일도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음주운전이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행위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유창림 부장·천안주재
유창림 부장·천안주재

다시 말해 한태선 후보 지지층에서는 음주운전 사실 전파가 네거티브일지 모르지만 박 후보 지지층 입장에서는 정보전달일 수 있다.

남은 기간 양측 지지자들은 음주운전에만 매몰돼 서로를 힐난해서는 안 된다. 어느 후보 지지층들이 보다 유연하게 이 사안을 넘기느냐에 따라 유권자들의 선택이 달라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