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김금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3월 2일 개학을 하지 못한 학교는 아직도 닫혀 있다. 학생들은 장기 휴업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로 꼼짝없이 집에 갇힌 신세다. 사상 초유의 비상 상황이지만 학생들이 보고 싶은 교사는 난생 처음 유튜브를 통한 방구석 라이브로 소통을 시도했다. 또 대입을 앞둔 고3 수험생들의 절박함을 해소시켜주기 위해 교사들은 동영상 강사를 자처했다. 코로나19로 힘든 교육현장에 희망을 쏘아올리는 교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편집자
 

［중부매일 김금란 기자］ 용호진 대전월평초등학교 교사는 처음으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개설했다.

장기 휴업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만 있어야 하는 아이들이 심심할까봐 유튜브 소통을 시도한 것이다. 그래서 방송내용은 교육과 함께 즐거움에 초점을 맞췄다. 학습도 하지만 게임과 퀴즈, 미션활동, 화상통화 등 다양한 오락적 요소를 가미해 방송 내내 아이들에게 심심할 틈을 주지 않는다.

월평초 5·6학년을 대상으로 지난 19일 개통한 라이브 방송은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집에서 진행한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저녁방송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개인 휴대폰 없는 아이들이 있어 부모님 퇴근시간 이후로 방송시간을 잡았다고 한다. 부모님 휴대폰을 이용해 한 명의 아이라도 더 참여시키려는 선생님의 배려가 엿보인다.

지난 26일 월평초에서 용호진 교사를 만났다. 이날은 취재진을 위해 특별히 학교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방송 장비는 개인 노트북, 휴대폰 등 단출하다.

첫 방송에서 보여준 학생들의 호응에 힘을 얻은 용호진 교사는 오후 7시 채팅방에 들어온 아이들과 반갑운 인사로 방송을 시작했다. 채팅 참여방법, 온라인 예절 등에 대한 설명도 잊지 않는다. 간혹 안 좋은 내용의 댓글이 올라와서 사전 정보통신윤리교육 차원이다.

이날 방송은 시의적절하게 '마스크 그것이 알고 싶다' 동영상을 통해 마스크 착용법을 알아보고 동영상에 나온 내용을 돌발퀴즈로 내서 아이들에게 정확한 마스크 사용법을 숙지시켰다. 지난 주에 배운 손씻기, 기침예절 등 개인위생에 이은 코로나19 예방법 2탄이다. 지난 주 미션(mission) 이었던 코로나19 극복 응원 메시지를 동영상 촬영해 보내 준 학생 중 2명의 작품을 선정해 함께 보는 시간도 가졌다.

이번 주 영상통화의 주인공에는 6학년 윤승주·조수민 학생이 당첨됐다. 용호진 교사는 승주·수민이와 요즘 생활에 대해 간단한 인터뷰하고 '탕수육 게임'을 원격으로 처음 시도했다. 처음에 진행이 매끄럽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흥미롭다는 반응이다.

다함께 춤추는 시간도 마련됐다. 초등학교 교사 5명이 운영하는 흥딩스쿨의 춤추기 영상을 틀어놓고 신나게 따라하기다. 바깥활동이 줄어든 아이들에게 꼭 필요해서 마련한 율동시간이다. 지난 주에는 체조를 따라하면서 몸을 풀었다.

아이들이 집에서 할 수 있는 픽셀아트, 페이퍼 크래프트 등 미술활동 소개 사이트도 안내했다. 요즘 인기있는 펭수 페이퍼 크레프트를 예로 보여주면서 관심을 유도했다.

특별 게스트로 백금성 교장이 출연했다. 백 교장은 아이들과 화상 대화를 나눴다. 장기 휴업으로 인한 어려움은 없는지, 집에서 학습은 어떻게 하는지, 학교에 요구사항 등등 궁금한 내용을 물어보고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자고 당부했다.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처음 참가한 백금성 교장은 "첫날 방송을 지켜보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더 활성화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깜짝 출연했다"며 "짧은 시간이지만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어 좋았고, 어려운 시기에 열심히 하는 선생님들을 응원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용호진 교사는 강원도교육청의 고학년을 위한 추천도서 9권을 안내하고 그리기, 글쓰기 등 다양한 형태의 독후활동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는 미션을 전달했다.

다음주에는 영어교사와 원어민 교사가 출연해 코로나19를 주제로 하는 영어회화 등을 준비하고 있다.

용호진 교사는 처음 시도하는 라이브 방송을 위해 유튜브를 보면서 공부했다. 그동안 관심을 갖고 10여 년 넘게 해온 스마트교육활동도 많은 도움이 됐다.

용호진 교사는 "방송을 준비하면서 재미 없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앞섰는데 아이들의 많은 호응에 자심을 갖게 됐다"며 "집에서 답답해 하던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정신없고 어설프지만 방송 아이디어를 생각할 때면 설렌다"며 "아이들과의 소통창구 역할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5·6학년 학생 70명을 대상으로 하는 월평초 라이브 방송은 비공개로 진행되는데 첫 날 30명의 학생이 참여해 42.9%의 참여율을 보였다. 조회수는 300건을 넘었다. 예상외의 성과에 힘입어 더 많은 학생들의 참여를 위해 전체공개를 고민 중이다.

대전지역 고교 교사들도 발등에 불 떨어진 고3 수험생들의 대입지도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대전교육청의 대전대입진로진학지원단 소속 교사들은 휴업 장기화에 따른 고3 학생들의 학습 결손과 대입 혼란으로 인한 심리적 불안감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동영상 강사로 나섰다. 현직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온라인 학습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었다.

지원단 활동에 참여하는 교사 52명은 개학 후 학생들의 수월한 학교생활 적응에 초점을 두고 온라인 동영상 학습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웹에서의 학습환경을 고려해 파트별 동영상 분량은 20~30분 내로 만들어 학생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접근방법까지 신경썼다. 강사는 자발성과 역량을 기준으로 베테랑 교사 3명을 선발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2021 성공적인 대입을 위한 수능 주요 과목 학습 안내(국어·수학·영어)'와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기 위해 지금 해야 할 일' 동영상 학습교재가 탄생됐다.

수능 주요 과목인 국어·수학·영어 동영상 파트는 공통으로 과목별 각 단원의 수능 출제 빈도와 문제유형에 따른 중요 포인트를 짚었다. 또 수능연계교재인 EBS 교재가 수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해 분석하고, 휴업 장기화 기간에 필요한 공부 방법 등을 소개했다.

학생부종합전형 동영상은 많은 대학에서 학생부종합전형 자료로 사용하는 자기소개서 쓰는 방법과 준비해야할 내용 등에 대해 자세히 안내했다.

이 동영상 자료는 지난 24일 대전진로진학센터 홈페이지에 탑재한지 하루 만에 국어 424명, 수학 318명, 영어 321명, 학생부종합전형 507명이 접속했다. 함께 올린 활용자료는 국어 243명, 수학 161명, 영어 179명, 학생부종합대비전략 465명이 이용했다. 절박한 수험생들에게 시의적절한 학습자료가 제공돼 활용도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여운관 대전교육청 진로진학담당 장학사는 "지원단 선생님들이 아이들 위해 한번 해보자는 의도가 강했다"며 "이번 동영상 자료를 통해 단 한명의 아이라도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하고 학습에 도움되길 바라는 마음이 잘 전달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대전대입진로진학지원단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모든 집합연수가 취소되자 고3 담임교사를 위한 '2021학년도 대입 지도 기본연수' 온라인 강의 자료를 만들어 배포했다. 바뀌는 입시제도 안내와 대학별 지원전략, 월별 고3 진학지도 등을 수록해 일선 학교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