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이지효 문화부장

장기화되는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의 많은 것을 변화시키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속 온라인 공연문화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새 봄과 함께 계획됐던 행사들이 모두 취소되면서 '온라인 공연'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베를린필하모닉,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도 무대공연 대신 지난 3월 말까지 온라인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코로나19가 확산되던 2월 말부터 휴관을 하는 가운데 유튜브 채널을 통해 큐레이터의 설명과 함께 온라인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서울문화재단은 최근 45억원의 예산으로 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지원 공모, 예술교육 연구활동 및 온라인콘텐츠 제작 지원, 예술인 문화기획활동 지원과 더불어 예술인이 재난을 대하는 가지가지 비법, 배리어프리 공연 영상 제작·배포 등 5개 부문을 긴급 지원한다. 이와 함께 예술의전당도 온라인 생중계를 실시하고, 국립국악원은 개인 및 단체로 활동하는 민간전통공연예술가 61개 팀을 선정해 온라인 공연 제작·홍보비를 지원한다.

지역 상황도 마찬가지다. 청주시립예술단은 지역 예술인들과 함께하는 공연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살려보겠다는 취지로 유튜브 라이브 온 방송을 기획했다. 8일 시작해 9~10일, 17일, 24일 각 예술단의 공연을 준비중이다.

이를 통해 예술인들은 관객과 온라인으로나마 소통하며 기쁨을 나누고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위로하고 나섰다. 지역 예술인들과 함께 하는 것은 관객과 소통하고 예술인을 돕는 기회가 될 수 있는 긍정적 요소가 분명히 있지만, 그중에도 소외되는 예술인들이 있고 관련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아직 과제를 안고 있다. 또 그동안 소액이지만 소정의 입장료를 받았던 것들을 무료로 전송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효용성을 따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또 낮 12시에 전파되는 예술단 공연에 대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느냐 조회수에 대한 부담도 있을 수 밖에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많은 연주자들이 함께하지 못하고 소규모 그룹 공연으로 얼마나 많은 콘텐츠를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새로운 경향은 접근성이 떨어졌던 충북의 예술인들에 대한 재평가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그동안 청주 위주의 예술가들로 공연이 진행됐다면 전국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는 온라인의 장점을 활용해 부각되지 않았지만 실력있는 예술가들의 발굴도 기대해 볼만하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원활히 진행되기 위해서는 관련 인프라 구축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이와 함께 온라인 채널 기반이 미약한 지역예술인들을 위한 교육과 온라인 공연이 지속될 수 있는 통합 채널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립예술단도 온라인 공연을 시작한 만큼 '형식적 때우기'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 1시간 이상의 공연에 얽매이지 말고 다각적인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점심시간을 활용하고자 한다면 12시가 아닌 12시 30분 정도부터 30~40분 분량의 공연을 자주 기획하는 등 단원들도 만족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방안을 찾으면 된다.

이지효 문화부장.
이지효 문화부장

코로나19 기세에 따라 앞으로의 상황은 유동적이지만 온라인 콘텐츠들은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지역 문화예술계는 이러한 새로운 생태계 속에서 기회와 과제를 슬기롭게 풀어가도록 머리를 맞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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