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영의 디지털 컨버전스-12

누구나 그러하듯이 태어나고, 성장하면서 학습을 한다. 학습을 통해 얻어진 지식을 통해 인생의 후반부 삶을 영위한다. 그리고 삶 속에서 경험을 쌓고, 또 다시 도전과 좌절 속에서 지속적으로 삶을 영위한다. 그러한 방법도 여러 가지이지만 사회문화의 수준에 따라 질(質)은 달라진다. 노력하는 만큼, 정도(正道)를 지키는 만큼 사회적 신용을 보장 받는 사회가 있고, 온갖 술수를 부리고 아첨을 해야 부귀를 누리는 사회가 있다. 대체로 이러한 규칙은 어떤 사회의 경제원칙과도 같이 되어 버렸다. 어쩌면 정글에서 벌어지는 약육강식 논리가 그대로 적용되는 자연적인 사회 현상으로 치부될 수도 있겠지만 양식(良識)을 갖춘 자가 망(亡)해가는 사회가 되서는 곤란하지 않는가.

최근 블루오션(Blue Ocean) 전략이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다.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먼저 레드오션(Red Ocean 붉은 바다)이란 피 튀기는 경쟁 구도의 시장을 의미하고, 블루오션(Blue Ocean 푸른 바다)은 가치혁신을 통해 만들어지는 경쟁 없는 무한 가능 시장을 의미한다. 한 때 몇 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보다 한 편의 ‘쥬라기 공원’ 같은 영화를 만들어 파는 것이 돈을 훨씬 많이 벌 수 있다는 신념으로 벤처 육성에 올인 했던 시절의 전략과 일맥상통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당시 ‘쥬라기공원 전략’은 사회적 배경에 따른 판단이라기보다는 무식한 판단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맞는 일화이지만 그로인한 피해를 누가 겪고 있는지 관련자들은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러한 즈음에 또다시 블루오션 전략을 가지고 최고의 가치전략인양 한국경제정책에 마구 적용하는 것은 아닌지 겁이 난다. 특히 청와대에서 애독하는 책이라고 소개되고 있어 더욱 걱정이 앞서는 것은 ‘푸른 바다’를 동경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경쟁자 없는 시장이 성공하는 예는 많지 않다. 경쟁자가 없다는 것이 시장성이 없다는 것과 상통하기 때문이다.

적절하게 활용하기는 꽤 의미심장한 내용이다. 저자인 김위찬 교수가 한국 산업의 현실에 맞추어 저술한 것은 아니지만 한국 대 부분의 기업의 현실과는 참으로 괴리가 많다. 의견은 존중하지만 블루오션의 주장으로 인해 피 튀기는 경쟁 시장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중소기업의 사장들의 어깨를 얼마나 무겁게 하는 것은 아는지. 우선, 기업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기관에서 블루오션 전략을 주요 트랜드로 인정하게 되면 그나마 경쟁에 지친 중소기업은 갈 곳을 잃게 될 것이다. 그는 나 같은 사람들의 불평을 막기 위해 공정한 절차 등의 전제 조건을 달았지만 쥐락펴락하는 정부 정책이 존재하는 한, 누구도 블루오션 전략으로 성공할 수 없다.

경제가 어렵다. 서로의 잘못으로 탓하고 있지만 정부관리가 책임지는 비율보다 기업 부실 운영의 책임이라도 지듯 부도나고, 망해 신용불량자가 되어 가는 중소기업 사장들이 많다. 출처는 잘 모르겠지만 월하정오진(月下庭梧盡) 상중야국황(霜中夜菊黃)-<달빛 깔린 뜰에는 오동잎지고, 서리 속에 들국화는 시들어가네>이란 한시(漢詩) 글귀가 내 마음과 같다. /충북SW협회장(청주대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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