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광가속기 입지 선정, 정치적 고려대상이 아니다
방사광가속기 입지 선정, 정치적 고려대상이 아니다
  • 중부매일
  • 승인 2020.04.1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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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초시 충북연구원장

과학기술의 발전은 과연 가치중립적인가? 이 명제는 매우 어려우면서도 중요한 주제임에 틀림없다. 왜냐하면 역사적 과정을 통해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간에게 과학지식의 축적을 통해 우리가 이해할 수 없었던 자연과 우주에 관한 새로운 세계관을 제공했을뿐 아니라 경제적 진보를 이루게 하는 결정적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최근 4차산업혁명의 과학기술 발전의 양상을 볼 때, 향후 과학기술은 한 국가의 미래경쟁력을 결정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위치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보편적 삶의 질을 증진시켜왔고, 우리 사회가 당면한 각종 난제들, 예를 들면 기후변화, 에너지문제, 경제성장, 국민건강증진 등과 같은 과제를 해결하는데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런 의미에서 대한민국 과학기술 발전의 가치지향은 국민들의 보편적 삶의 질을 최상으로 증진시키는 방향이 돼야 한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차세대방사광가속기 구축을 위한 입지선정 지역유치공모를 시작했다. 강원 춘천시, 충북 청주, 전남 나주시, 경북 포항시 등 4개 지자체가 유치의향서를 제출했으며, 유치계획서 접수와 현장검증 및 사업계획서 적정성을 거쳐 5월 7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작년 중반 방사광가속기 설치에 관한 논의를 할 때만 하더라도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극복을 위해 소재·부품·장비 산업에 대한 기술경쟁력을 획기적으로 증진시킬 대안의 하나로 제안했다. 또 현재 운영중인 포항 3·4세대 방사광 가속기가 절대적으로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뿐더러, 활용에서도 주로 과학자 연구에 사용되고 산업활용이 취약하다는 점에서 신규 방사광가속기는 기초연구뿐 아니라 연구개발 성과의 최적 활용 방향으로 설계했다.

매우 타당한 문제의식이었으며 올바른 방향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유치희망 지역간 경쟁이 격화돼 점차 정치적 과정으로 변해가고 있다. 4·15총선 과정에서 많은 후보들이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으며, 지역민들과 언론이 합세해 유치 총력전을 펼치고 있으며, 최근 한 정치인의 나주 유치 지원 발언으로 정치적 공방이 격해지면서 정치적 경쟁이 절정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방사광가속기는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 인간의 보편적 삶의 질을 증진시킨다는 점에서는 매우 가치지향적이지만, 편향성에 기초한 정치적 판단에서는 철저하게 가치중립적이어야 한다. 방사광가속기는 R&D 집적효과를 통해 성과를 극대화하고 성과가 대한민국 전역에 최적으로 고르게 확산 가능한 지역에 들어서야 한다. 도로·철도 등과 같은 물리적 SOC는 지역 특화산업의 발전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하부구조이기 때문에 지역간 균등배분이 타당한 측면도 있어 정치적 과정이 사회적 비효율성을 낳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방사광 가속기와 같은 R&D지원시설은 향후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력 저하라는 저성장의 덫을 해결하는데 필수역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혁신성장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

정초시 충북연구원장

많은 지역인재의 참여가 용이하고 연구 성과가 대한민국 전역으로 확산 가능한 지역이 선정돼야 한다. 정치가 관여할 틈이 전혀 없다.

한국경제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서는 산업지원 및 선도적 기초 원천연구 지원이라는 당초의 목적에 충실한 지역이 선정돼야 한다. 잘못된 정치적 의사결정으로 한국경제 성장의 퇴보가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간절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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