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영양] 행복한 학교 급식
[튼튼영양] 행복한 학교 급식
  • 중부매일
  • 승인 2020.04.15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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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진천 문상초 교사

아침놀이 시간을 마친 아이들이 얼굴에 송글송글 땀방울 맺힌 얼굴로 식생활관 문을 열고 들어오며 큰소리로 "선생님, 오늘 급식 뭐예요?"하고 외치는 환한 모습과 활기찬 목소리가 그립다.

30년이 넘는 세월, 수없이 많이 겪는 일이지만 늘 새로운 학교로의 이동은 두려움과 설렘이 함께 한다. 이번에 옮긴 학교는 작년까지 큰 학교에서 조리한 음식을 운반해 급식을 했으나, 올 3월 신학기부터 새로 지은 조리실에서 직접 조리한 음식을 제공하는 학교이다. 원래 지금쯤이면 1년의 계획이 수립되고, 새로운 시설과 기구들에 적응하며 행복의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과 함께 즐겁고 신나는 점심 급식이 이뤄지고 있어야 할 시기이다. 하지만 개학이 늦어짐에 따라 아직 아이들의 얼굴조차 볼 수 없는 상황이며, 새로운 시설과 기구들을 사용도 못해보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영양교사나 영양사가 식단을 어떻게 구성하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과정을 저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다. 식단을 작성하면서 이번 달에는 어떤 절기가 있는지, 어떤 특별한 행사가 있는지를 먼저 파악한다. 그리고 조리시간이 적당한지, 위생적으로는 문제가 없는지에 확신이 서면 그날의 식단을 완성한다.

또한 학교 급식을 통해 구성원의 여건과 절기, 계기적 상황을 반영해 어떻게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예를 들어 십여 년 전 근무하던 학교에는 조손가정과 결손가정 아이들이 유난히 많았다. 저는 아이들에게 자존감을 향상시켜주고 가족의 정을 느끼는 날을 만들고자 했다. 우선 '생일 축하일 식단'을 매월 첫 번째 급식일에 흰 찹쌀밥과 미역국, 잡채, 그리고 생일케이크나 생일 떡 등으로 구성해 의미를 부여했다. 그리고 아이들의 사진을 예쁘게 장식해 게시하고, 생일을 맞이한 친구에게 축하의 한마디를 전달할 수 있는 작은 공간도 마련했다.

'독도 사랑의 날'에는 나라 사랑의 문구를 넣어 만든 픽을 꽂아 애국심에 대한 의식을 심어주기도 하고, 보리를 수확하기 직전인 하지 즈음에는 먹거리가 없어 고단하게 생활하던 시절을 생각해 보며 보릿고개 음식인 꽁보리밥, 주먹밥, 쑥개떡 등으로 식단을 구성해 보기도 했다.

우리 농산물을 애용하고 농부들의 고마움을 인식시키고자 10월 24일에는 '사과 데이'를, 11월 11일에는 초콜릿 대신 가래떡을 이용한 '가래떡 데이'를 운영하기도 한다.

조현아 진천 문상초 교사
조현아 진천 문상초 교사

10여 년 전 부터 시작한 '추억의 도시락 체험일'은 학생, 학부모들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는 최고의 행사였다. 노란 양은도시락에 밥과 볶은김치, 멸치볶음, 분홍소시지부침과 계란부침과 고추장을 배식했다. 도시락 뚜껑을 닫고 상하좌우로 흔들며 신나고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저를 더욱 행복하게 했다. 학교 급식을 통해 아이들의 건강은 물론 인성과 정서교육이 어우러질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늘 노력하고 있다. /진천 문상초 교사 조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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