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센터·삼거리공원·일봉산 민간공원개발 역점사업서 현안과제로 전락

박상돈 천안시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천안시 제공
박상돈 천안시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천안시 제공

[중부매일 유창림 기자]천안시장보궐선거에서 박상돈 미래통합당 후보가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보수진영에서 6년 만에 천안시장 자리를 되찾아가면서 천안의 정치지형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고된다. 구본영 전 천안시장이 추진했던 핵심사업도 상당 부분 원점 재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본영 전 천안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임기 중 낙마하면서 발생한 이번 보궐선거는 총선과 함께 치러졌다. 총선에서 천안지역 3개 지역구를 더불어민주당의 문진석, 박완주, 이정문 후보가 차지하면서 진보성향이 강한 천안의 정치지형이 다시 입증됐다.

이런 와중에 천안시장을 미래통합당이 가져왔다는 건 상징성이 크다. 충남도지사, 천안시장, 천안지역 국회의원·도의원이 모두 민주당 소속이고 천안시의회에서도 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민주당은 천안에서만큼은 견제가 미치지 않는 정치세력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일봉산 도시공원특례사업 전개 과정에서 시민사회단체와 전통적으로 우호관계를 형성하던 민주당이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에 침묵하고 강행 의지를 보였던 건 견제가 안 되는 민주당의 천안지역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 일로 급기야 시민사회단체는 민주당 소속의 한태선 후보에 대해서는 낙선운동을, 통합당의 박상돈 후보에 대해서는 당선 환영사를 내놓기도 했다.

박 시장은 당선과 함께 16일 천안시청에서 취임식을 갖고 본격 업무에 들어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축구센터 문제', '천안삼거리공원 명품화 사업', '일봉산 민간공원개발 특례사업'을 해결해야 할 큰 현안으로 꼽았다.

구본영 전 천안시장이 치적으로 삼았던 역점사업이 현안과제로 전락한 것이다. 사실상 원점 재검토를 시사한 것인데 과제별로 충청남도와 천안시의회 등과 상당한 충돌이 예상된다.

이는 천안시 행정 조직과도 직결된다. 현재 천안시에는 축구센터건립추진단과 명품문화공원조성추진단이 구성돼 운영되고 있다. 또 시는 도시공원 일몰제의 최선의 선택으로 민간공원개발사업의 필요성 주장했고 전담 팀을 조직해 운영해 왔다. 이들 조직에 대해 박 시장이 어떤 임무를 부여할지, 또 인사이동이 단행될지도 관심사 중 하나다.

지역 원로 정치인은 "지난 몇년간 천안에서 민주당이 오만했던 건 사실이었다"면서 "이번 시장선거 과정에서도 선관위 고발에 대해 침묵하고 민주당 후보면 누구든 된다는 식의 오만함을 보였던 게 패배의 원인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시민들이 민주당의 오만에 경종을 울리고 지역 정치지형에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춰준 결과인만큼 당분간 박 신임시장의 드라이브에는 상당한 파괴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일봉산지키기시민대책위원회 16일 천안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진행 중인 개발 절차를 중단하고, 일봉산 일대 주민들의 의견을 묻는 주민투표로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시민과의 약속을 조속히 이행해 제대로 된 주민 의사 수렴 절차 하나 없이 막무가내로 강행되어 왔던 개발 절차에 종지부를 찍어주기 바란다"며 박 시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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